마른기침 악화·호흡곤란 대표증상
완치 어려워 증상 악화 방지가 최선
영동한의원, 김씨녹용영동탕 ‘효과’
영동한의원 홍은빈 원장은 “폐섬유화증은 폐 손상 원인 물질을 줄이고 폐 자체의 자생력을 키우며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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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 있다. 간질성 폐 질환의 일종인 ‘폐섬유화증’이다. 산소 교환을 담당하는 폐포 벽, 즉 폐의 ‘간질’이 돌처럼 딱딱하게 섬유화하는 질환을 말한다. 병이 진행되면 기침으로 시작해 만성적인 호흡곤란을 겪는다. 방치하면 폐가 점점 굳어가면서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영동한의원 홍은빈 원장은 “류머티즘 질환이나 약물 복용, 방사선 노출 등으로 간질에 염증이 생기거나 섬유화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으로 진단된다”며 “폐섬유화증에 걸리면 당연했던 일상생활이 차츰 무너지면서 숨찬 증상으로 인해 환자가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폐섬유화증은 무심코 넘어가기 쉬운 질환이다. 초기엔 가벼운 기침과 피로감 등 흔한 증상만 느껴진다. 서서히 악화하는 마른기침과 호흡곤란이 폐섬유화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러다 반복되는 호흡 장애로 몸 안에서 산소가 부족해지면 입술 주변이 파랗게 질리는 청색증과 손가락 끝이 둥글게 변하는 곤봉지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폐섬유화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흡연으로 인한 화학물질의 지속적인 축적,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에 대한 노출, 유해 가스, 방사능, 석면, 분진 등으로 인해 폐가 손상을 입는 것으로 알려진다. 홍 원장은 “흡연 이력이 있거나 유해 물질이 쌓이는 시설에서 근무했다면 가벼운 증상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50세 이상 연령에서 마른기침이 나고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발생한다면 한 번쯤 폐섬유화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편감이 심해지면서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하는 경우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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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후 5년 생존율 40% 수준
섬유화가 진행된 폐 조직은 본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이 최선이다. 아직 특발성 폐섬유화증 자체를 완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약제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주로 폐가 딱딱해지는 속도를 늦추는 항섬유약제를 사용한다. 간질성 폐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수준이고, 대부분 진단 3~5년 후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따라서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폐섬유화증을 치료할 때 부정거사(扶正祛邪)의 원칙을 따른다. ‘바른 것은 부양하고 나쁜 기운은 몰아낸다’는 뜻이다. 폐 손상 원인 물질을 줄이고 폐 자체의 자생력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폐 간질이 딱딱해지는 건 염증 세포가 폐에 쌓이면서 섬유화가 되기 때문인데,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폐 기능을 개선하면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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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거사’ 원칙으로 폐 섬유화 개선
폐섬유화증에 도움되는 한약재는 오미자, 반하, 도라지(길경)가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도라지는 기관지를 강화하고 염증 배출 작용을 도와 폐에 쌓인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하다. 반하는 기침·가래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오미자는 신체 영양 물질인 진액을 생성하는 작용을 해 폐의 섬유화 진행을 막는다. 홍 원장은 “영동한의원에서는 이러한 약재를 효과적으로 처방한 김씨녹용영동탕을 통해 폐와 심장 기능을 함께 개선하면서 폐섬유화증의 치료율을 높인다”며 “전신 면역력을 끌어올리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는 녹용, 녹각교 등이 더해져 폐섬유화증 치료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폐 섬유화가 오래 지속하면 심장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심장 합병증은 호흡 부전에 이어 폐섬유화증 환자의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폐섬유화증 환자의 30%는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영동한의원이 폐섬유화증을 치료할 때 심장 기능 회복에도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홍 원장은 “심장 질환이 동반된 폐섬유화증 환자라면 심폐 면역력을 올려주는 약을 함께 먹어도 도움이 된다”며 “딱딱해진 폐에 부드러운 진액을 공급하고, 심폐 기능을 높이면 폐섬유화증의 진행 속도를 늦추면서 불편 증상을 훨씬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공기를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폐의 염증을 완화하고 건조해진 폐 점막을 촉촉하게 만들기 위해선 흡입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흡입치료 전 코점막 레이저를 통해 호흡기계 점막의 부종을 완화한 뒤 네뷸라이저(호흡기 치료기)를 활용해 폐 활성화에 효과가 좋은 한약재를 병용한다. 코막힘, 가래, 숨참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쓰이는 치료다. 폐섬유화증은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난치 질환이지만, 빠른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일상생활의 불편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홍 원장은 “폐섬유화증 환자들은 금연을 필수로 실천하며 증상을 악화하는 유해 가스나 먼지 등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며 “포기하고 걱정하는 마음보다는 신체 전반의 기능을 개선하는 식으로 몸을 보살핀다면 증상 악화 없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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