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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1 (화)

“러 개입했다"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 무효...선거절차 새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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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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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24일 1차 대통령 선거 결과를 무효처리하고 대선 절차를 새로 시작할 것을 명령했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2차 결선투표는 취소됐다. 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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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를 무효로 되돌렸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헌재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진 1차 대선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재선거 실시를 결정했다.

헌재는 성명에서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 절차가 전면 재실시된다면서 “정부가 필요한 절차를 위한 날짜와 일정을 다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 1차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한 친러 성향의 무소속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와 중도우파인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 간 2차 결선 투표는 취소됐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2차 결선 투표가 취소되고 1차 투표부터 새로 시작하게 됐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은 지난 1일 총선 뒤 아직 새 정부가 구성되지 않았다면서 새 정부가 구성되면 대선 투표 일정을 새로 정해 선거 유세를 비롯해 모든 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새 대통령이 뽑힐 때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헌재는 이날 1차 대선 투표를 무효화하면서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틀 전인 4일 기밀 해제된 루마니아정보국(SRI) 보고서에도 러시아가 이번 대선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여러 정황이 나타난다.

‘외부세력’이 텔레그램으로 틱톡 사용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을 대규모로 모집해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선거유세를 위한 조율된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등의 여론조작 정황이 보고서에서 담겨 있다. 외부세력은 러시아로 추정된다.

SRI는 이런 조직적 외부 개입이 제오르제스쿠의 예상치 못한 득표율 급등과 관련이 있다면서 외부세력이 루마니아 대선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헌재가 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헌재 역시 SRI 보고서 내용을 받아들여 재선거를 명령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2위를 기록해 8일 결선 투표에 진출했던 라스코니는 헌재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신 여론 조사에서 48.6% 지지율로 46.4%에 그친 제오르제스쿠를 누르는 등 결선 투표에서 역전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헌재 결정으로 투표 자체가 원천무효화됐기 때문이다.

라스코니는 “헌재의 결정은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이며 투표라는 민주주의 본질을 밟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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