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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셀프 퇴사’ 뉴진스, 민희진·하이브 분쟁 새 판 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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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어도어 전속계약 ‘일방 해지’

어도어 “계약 여전히 유효” 주장에도

계약무효 가처분 등 법적 대응 안 해

법조계 “귀책사유 불충분” 의견 우세

당분간은 기존 스케줄대로 활동할 듯

민희진·하이브 간 소송전 영향 주목

‘어도어 이탈’ 배임 여부엔 의견 분분

걸그룹 뉴진스가 지난달 28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다음 날엔 하이브가 전자공시시스템에 “당사의 종속회사인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로부터 2024년 11월29일 자정(0시)부로 전속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수령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는 앞서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 분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그 결과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일보

걸그룹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면서 뉴진스와 어도어 간 분쟁이 새롭게 발생했다. 이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 분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뉴진스가 지난 11월 28일 진행 중인 기자회견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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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어도어,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어”

뉴진스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업무 시간이 다 끝났는데도 하이브와 어도어는 (내용증명에 대한) 개선 여지나 저희의 요구를 들어줄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전속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전속계약 해지 이유에 대해 어도어의 소속 가수 관리 소홀이라고 했다. 뉴진스는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해 할 의무가 있다. 회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데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우리가 여기(어도어)에 계속 남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것과 정신적인 고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이브와 어도어에 대해 “어도어가 하이브, 어도어를 구분해서 하이브가 잘못한 것이지 어도어가 잘못한 것이 아니므로 전속계약 위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하이브, 어도어는 이미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신뢰관계가 다 깨져버린 상황에서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어도어는 같은날 오후 10시 30분쯤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어도어는 “아티스트(뉴진스)가 전속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상당수 사안은 어도어가 아닌 제삼자의 언행이 문제 된 것들”이라며 “어도어는 전속계약에서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연예 활동의 섭외·교섭이나 지원, 대가의 수령, 정산 및 정산자료 제공 등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계약 유효 근거를 설명했다.

또한 향후 활동과 멤버들과 소통에 대해선 “팬미팅, 정규앨범 발매, 월드투어 등 아티스트의 내년도 활동 계획을 수립 및 추진하고 있다”며 “저희(어도어)와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고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고 밝혔다.

멤버들이 요구했던 민 전 대표 복귀에 대해 “특정인의 대표이사직 유지는 어도어 이사회의 경영 판단 영역”이라며 “아티스트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어도어의 대표이사가 특정인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은 전속계약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고, 전속계약 체결 당시 전제하지 않은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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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법적 조치 안 해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한 것과 달리 실제 그 가능 여부는 간단치 않다.

우선 뉴진스는 이례적으로 별도의 법적 조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통상 연예인과 소속사의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전속계약 무효 가처분 신청과 이에 대응해 소속사의 활동금지 가처분이 공식처럼 진행돼왔다.

이현곤 새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기자회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오늘 자정을 기준으로 계약은 해지하되 소송은 하지 않겠다는 부분”이라며 “전례 없는 방법이다. 가처분 소송을 하면 결론이 날 때까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송을 하지 않고 나가도 된다. 이렇게 되면 어도어에서 뉴진스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고 뉴진스는 그걸 기다리면 된다”는 글을 올렸다.

김태연 태연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해지라는 것은 일방의 의사 통지가 도달하면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뉴진스 입장에서는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상대방(어도어)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쪽에서 소송을 진행해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생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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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뉴진스에 유리한 상황 아냐”

결국 뉴진스의 주장대로 어도어에 잘못이 있느냐가 전속계약 해지 여부의 주요 쟁점이다. 다만 법조계에선 귀책사유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정형화 법무법인 상림 변호사는 “전속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선 어도어와 합의가 되거나 어도어의 계약 위반이 뚜렷해야 한다”며 “현재 공개된 뉴진스가 보낸 내용증명의 요구사항과 어도어의 회신을 감안하면 뚜렷하게 어도어에 귀책 사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혜미 법률사무소 오페스 대표 변호사도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지만,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판단돼 전속계약은 해지될 것 같다”며 “다만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문제가 되는, 예컨대 어도어가 정산을 확실히 안 해주거나 폭력 등 형사적인 문제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측 주장이 첨예한 가운데 뉴진스가 별도로 연예 활동을 한다면 어도어는 전속계약 위반으로 위약금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정 변호사는 “뉴진스가 어도어와 별도로 연예 활동 등 영리 행위를 할 경우 어도어는 전속계약 위반을 이유로 위약금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이러한 분쟁이 생기기 전에 법원에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과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진행해 권리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뉴진스는 당분간 어도어에 협조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한 듯 뉴진스도 “약속돼 있고 계약된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계약된 광고도 예정대로 전부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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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당시 어도어 대표가 지난 4월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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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전 대표 VS 하이브 배임 소송 향방은?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배임 소송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 변호사는 “그전까지 뉴진스가 어도어를 이탈해 민 전 대표와 함께할 것이라는 정황으로만 이야기했다면, 이번 기자회견으로 그 정황이 사실이 됐다”며 “민 전 대표 측이 논의했던 행위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이브의 배임 주장에 힘이 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원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려고 모색을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뉴진스가 직접 민 전 대표가 원한다면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기 때문에 하이브가 주장하는 배임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송 변호사는 “배임을 입증하기에는 명확한 한 방이 있는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등과 함께 논의했던 명백한 증거가 밝혀지지 않은 이상, 그리고 뉴진스가 본인 스스로 민 전 대표와 함께하고 싶어서 어도어를 나왔다고 주장하면 배임으로 판단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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