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의료계 철수' 간판 내린 여야의정協…의정갈등 해법 '시계제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의학회·의대협회 '참여중단' 선언…정부·의료계, 증원 이슈 '양보 못해'

의정갈등 해 넘길 듯…12월 전공의 모집·1월 의협회장 보궐선거 변수될까

연합뉴스

여야의정 협의체 3주 만에 좌초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진우 대한의학회장과 이종태 KAMC 이사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4.12.1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까지 나서 야심 차게 출범했던 여야의정 협의체가 결국 별다른 성과 없이 3주 만에 좌초하면서 의정 갈등의 출구도 다시 안개 속에 갇히게 됐다.

의정 갈등의 핵심 사안인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 등을 두고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의체에 동참했던 의료계 단체 2곳이 참여 중단을 선언한 것이 파국으로 이어졌다.

연말까지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사실상 간판을 내리게 되면서 10개월을 향해 가는 의정 갈등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짙어졌다.

◇ 의학회·의대협회 "당정, 사태 해결 의지 없어"

1일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4차 전체회의 직후 "정부와 여당이 사태 해결의 없다"며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11일 협의체가 가동된 지 20일 만이다.

여당은 협의체가 '휴지기'를 갖는다고 표현했지만, 의료계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 한 회의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라 사실상 공식적인 대화의 창이 닫힌 셈이다.

야당은 물론 의사협회와 전공의 등 의료계 핵심 구성원 참여 없이 '개문발차'한 대화가 중단된 것은 내년도 의대 정원 등 안건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연합뉴스

여야의정 협의체 3주 만에 좌초, 입장 밝히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오른쪽)과 이종태 KAMC 이사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12.1 kjhpress@yna.co.kr


이날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 구체적인 조정안을 제시했다"며 "간절한 요청에도 정부는 어떠한 유연성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의학회 등은 의대 수시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 금지, 예비합격자 배수 축소 등 모집인원을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정부는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회의 후 "현재 입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혼란을 초래하는 그 어떤 조치를 취하는 건 수험생을 비롯한 교육현장에 막대한 부담을 주기에 불가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내년도 이후 의대 정원과 관련해서도 의료계는 2026학년도엔 증원하지 않고 2027학년도 이후부터 추계기구에서 논의하자고 했지만, 정부는 2026학년도 정원도 추계위에서 논의하자고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6일 당 차원에서 경북지역 국립의대 신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공개 입장을 밝힌 것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의대협회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의대 모집 정원 조정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밖에선 여당 대표가 의대 신설 얘기를 하면서 신뢰의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 비대위가 협의체를 '알리바이용'이라고 표현하며 공개적으로 탈퇴를 요청한 것도 이들의 부담을 키웠다. 의협 비대위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들도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갈등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10.28 ksm7976@yna.co.kr


◇ 의정 갈등 해 넘길 듯…전공의 모집·의협 회장 선거 '주목'

작게나마 열렸던 대화의 문이 닫히면서 의정 갈등 사태는 다시 한치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대치 국면에 빠지게 됐다.

이날 이진우 회장은 "정부·여당 쪽에서 의대 정원에 대한 확실한 태도 변화나 정책 변화를 보여주면 다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했는데 오는 6일 수능 성적 통지, 11∼13일 의대 수시 합격자 발표 등이 예정된 상황에서 2025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한 정책 변화의 여지는 사실상 없다.

결국 지난 2월 전공의 사직과 함께 격화된 의정 갈등이 해를 넘겨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와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예정돼 있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내년도에 수련할 전공의 모집이 오는 5일 공고와 함께 수련병원별로 개시된다. 이르면 19일께 합격자가 발표되는데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고자 5대 5로 조정하려던 수도권 대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율을 현행대로 5.5대 4.5로 유지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가동되는 동안엔 정부도 당장 전공의 복귀책을 내놓기보단 협의체 결과를 기다려본다는 입장이었는데, 협의체가 중단되면서 전공의 모집에 맞춰 수련 특례나 입영 연기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비대위 체제로 운영 중인 의협의 경우 내년 1월 회장 선거를 앞두고 오는 2∼3일 후보 등록을 받는다.

전공의와 의대생을 끌어안은 의협 비대위의 강경 기조가 차기 집행부에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대화파 집행부가 등장할지가 관심의 포인트다.

현재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 최안나 의협 대변인(이상 이름 가나다순) 등 5명이 출마 입장을 밝혔다.

mihy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