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이 10월1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프레스콧밸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자신의 측근인 캐시 파텔(44)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파텔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수사·기소를 비판하며 정치적 보복까지 언급한 충성파다. 크리스토퍼 레이 현 FBI 국장의 잔여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이뤄진 파텔의 발탁은 거센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파텔의 차기 FBI 국장 발탁 사실을 발표하며 “그는 뛰어난 변호사이자 수사관이며 부패 수사와 정의 수호, 미국인 보호에 경력을 쌓은 미국 우선주의 전사”라고 밝혔다. 그는 “파텔은 러시아 사기극을 밝히고 진실과 책임성 헌법을 옹호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고도 했다. 파텔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측과 러시아의 연루 의혹 관련한 FBI 수사를 비판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파텔의 FBI 국장 지명은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 인사들로 FBI와 법무부 등을 채워 ‘친위체제’를 갖추려는 구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파텔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테러 선임 국장,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의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이다. 2020년 선거 조작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특히 FBI를 ‘딥스테이트(선출되지 않은 권력 집단)’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며 FBI에 대한 대통령의 통제 강화를 주장해 왔다. 그는 FBI와 법무부를 “정부 갱단”이라고 비판하며 수도 워싱턴에 있는 FBI 본부 폐쇄를 주장하기도 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 러시아 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비판하는 <왕에 대한 음모>라는 제목의 어린이용 책을 쓰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파텔의 FBI국장 지명이 성매매 의혹으로 결국 자진 사퇴한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 시도와 유사하다며, 상원 인준 통과에 난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FBI 조직 내부에도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현직 법 집행 당국자들은 정치 성향이 뚜렷한 파텔이 FBI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인사 발표는 2017년 트럼프 첫 재임기 때 임명된 레이 현 국장의 임기(10년)가 아직 남은 상황에서 나왔다.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 국장으로는 채드 크로니스터 보안관이 지명됐다. 힐스버러 카운티 보안관실에서 32년간 복무해온 현직 보안관인 크로니스터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 DEA 국장 지명을 전하며 크로니스터 지명자가 “위대한 법무장관(지명자) 팸 본디와 협력해 국경을 보호하고, 남부 국경을 통한 펜타닐과 불법 약물의 유통을 막고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주프랑스 대사에 사돈인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 찰스 쿠슈너를 지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이자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낸 재러드 쿠슈너의 부친이다. 찰스 쿠슈너는 탈세, 불법 선거자금 제공, 증인 매수, 거짓 증언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가 트럼프 1기 말기에 사면된 바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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