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韓경제 '장기침체 늪' 탈출 힘들다…암울한 전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총생산 갭현황 자료 분석

韓경제 ‘빨간불’…‘6년 연속 잠재GDP 하회’ OECD 전망

2020~2025년 실질GDP, 잠재GDP 수준 회복못해

단기하강 아닌 ‘장기·구조적’ 경기 침체 가능성

“금리 빨리 낮추면 물가상승 등 부작용…

정책적 대응 쉽지 않을 수도”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내년까지 6년 동안 계속 잠재 규모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저출산·고령화·혁신부족 등의 문제가 겹쳐 한국 경제의 구조적 장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1~2025년 한국·G7 국내총생산(GDP)갭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5월 우리나라의 GDP갭(실질GDP-잠재GDP)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 경제 규모를 말한다.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특정 해의 실제 생산 수준(실질GDP)이 잠재GDP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연도별 GDP갭율은 △2020년 -2.5% △2021년 -0.6% △2022년 -0.3% △2023년 -1.0% △2024년 -0.4% △2025년 -0.3%로 추산됐다. 2001년 이후 2019년까지는 한국 GDP갭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변동에 따라 실질GDP와 잠재GDP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양 또는 음의 GDP갭율이 높지 않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상황을 이상적이라고 판단한다.

지나치게 큰 양수는 경기 과열 상태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를 반영하고, 반대로 큰 폭의 음수는 경기 침체, 높은 실업률 등과 관련이 있다. 생산 설비나 노동력 등 생산요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잠재GDP가 실질GDP보다 더 큰 음의 GDP갭이 쉽게 양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현실은 단기적 경기 하강이 아니라 장기·구조적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추산 과정에서 과대 또는 과소 계상 문제를 살펴봐야겠지만, 6년 연속 마이너스 GDP갭은 매우 좋지 않은 신호다. 체력에 비해 경제가 계속 너무 천천히 달린다는 의미”라며 “다만 잠재GDP와 격차를 줄이려고 정부가 재정을 너무 많이 쓰고 한은이 금리를 빠르게 낮추면 재정 적자,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에 정책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이번 제출 자료에서 자체 잠재성장률 추정 범위를 2021~2022년 기준으로 ‘2% 내외’로만 공개했다.

한은의 추정치도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1~3.2%, 2016~2020년 2.5~2.7% 등으로 빠르게 낮아지는 추세다.

2019~2020년(2.2%내외)과 2021~2022년(2%내외) 추정치는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이 완화되는 시점에 다시 확정할 계획인데 이르면 이달 새로 추정된 잠재성장률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한은과 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낮다는 지적에 “약 2%인 잠재성장률을 넘기 때문에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 2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추면서 경기 분석이 혼란스러워졌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