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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오세훈 스폰서', 명태균 '대선 여론조사비' 1420만원 입금 내역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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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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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폰서로 알려진 김한정 회장이 2021년 대선 기간에도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 씨에게 4차례에 걸쳐 총 1,420만 원을 송금한 내역을 뉴스타파가 확보했다. 김 회장이 오세훈 관련 여론조사비뿐 아니라, 윤석열 관련 대선 여론조사비 일부를 지급한 사실이 강 씨의 계좌 입금 내역으로 정확하게 확인된 것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김 회장이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로 강 씨에게 5차례에 걸쳐 총 3,300만 원을 입금한 내역을 공개했다.(관련 기사 : 오세훈 최측근, 강혜경 계좌로 3300만 원 입금..."여론조사 비용 대납")

뉴스타파는 명태균 씨가 대선 때 실행한 여론조사의 날짜와 김 회장의 송금 날짜를 비교해봤다. 그런데 김 회장이 송금한 날짜에 미래한국연구소가 대선 후보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자체적인 비공표(비공개)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혜경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대선 조사 비용을 보내준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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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11월에 강혜경(당시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씨의 계좌에 기록된 김한정 회장의 송금 내역(계좌 내역 제공 : 강혜경 씨)
명태균 대선 '여론조사 날짜'와 '입금 날짜' 정확히 일치...4차례 총 1,420만원
김한정 회장이 대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건넨 금액은 총 1,420만 원이다. 강혜경 씨의 개인 계좌로 2021년 6월 19일 500만 원, 6월 26일 220만 원, 7월 3일 500만 원, 11월 22일 200만 원 등 4차례에 걸쳐서 보냈다. 송금 시기는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다.

명태균 씨가 대선 기간에 실시한 총 81차례 여론조사 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김 회장이 돈을 보낸 날짜에 실제로 여론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6월 19일, 6월 26일, 7월 3일에 시사경남과 머니투데이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언론 공표용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시사경남은 명태균 씨가 차린 지역 언론사였고, 머니투데이는 비용을 내지 않고 이름만 빌려준 의뢰자였다.

조사 명칭은 '전국 정기(정례)조사 대통령선거 정당지지도 국정평가'로 동일했다. 각 날짜의 조사 비용은 440만 원으로 같았다. 김 회장은 6월 19일과 7 월 3일에는 각 500만 원을, 6월 26일에는 220만 원을 보냈다. 두 번은 실제 비용보다 더 보냈고, 한 번은 절반만 보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이후인 2021년 11월 22일에도 김 회장은 강 씨에게 200만 원을 보냈다. 그런데 이날 조사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자체 비공표 조사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명 씨가 표본을 부풀리고, 결괏값 수치를 조작한 여론조사는 대부분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비공표였다. 이날 조사 비용은 400만 원으로 적혔는데, 김 회장이 그 중 절반인 200만 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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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씨의 2021년도 대선 여론조사 날짜와 김한정 회장의 송금 날짜는 4차례 모두 정확히 일치했다.
강혜경 씨, "대선 여론조사인 것 알고 돈 보냈고, 사전에 명태균과 거래 있었을 것"
강혜경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김한정 회장이 추가로 보낸 1,420만 원의 성격에 대해서 설명했다. 강 씨는 우선 "대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들어온 걸로 기억이 된다"면서 "그거 말고는 김한정 회장과 연관된 (여론)조사 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한정 회장은 '오세훈 스폰서'로 알려졌는데 대선 조사에까지 돈을 댄 이유는 무엇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강 씨는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명태균 씨가 김한정 회장한테 뭔가 이렇게 제안이라든지 제시를 했기 때문에, 아무 얘기 없이 돈이 저희 쪽에 들어왔다. 뭔가 대가성이 있었지 않을까라는 게 제 생각"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명 씨가 어떤 여론조사를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김 회장은 올해 9월 10일 강혜경 씨와의 통화에서 "그 새끼(이준석) 처음에 나올 때 우리 여론조사, 우리 돈 내가지고 여론조사 해서 띄웠잖아"라고 말했다. 대선 여론조사 질문지 안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관련한 질문이 포함된 사실을 김 회장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기자 : 근데 지금 앞서 5차례에 걸쳐서 3300만 원을 김 회장이 보냈잖아요. 근데 지금 보니까 2021년에 어떻게 보면 약간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도 입금이 추가 입금이 된 게 지금 1천만 원이 넘습니다.이건 어떻게 어떤 명목으로 돈을 준 건지?
●강혜경 : 이것도 여론조사 비용으로, 그 대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이제 들어온 걸로 제가 기억이 되거든요. (대선이요?) 네네. 대선 기간이었기 때문에 그거 말고는 김한정 회장하고 연관돼 있는 조사 건이라든지 이런 게 없습니다.
○기자 : 근데 이제 김한정 회장은 통상 우리가 알기로 '오세훈 스폰서'로 알려졌는데 대선 (여론조사)에까지 돈을 댄 이유는 뭘까요?
●강혜경 : 정확한 이유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 명태균 씨가 김한정 회장한테 뭔가 이렇게 제안이라든지 제시를 했기 때문에 아무 얘기 없이 돈이 저희 쪽에 들어왔었거든요. 뭔가 대가성이 있었지 않을까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중략) 그러니까 (김 회장이) 대선 조사를 하는 거를 알고 돈을 보냈던 겁니다.
- 강혜경 씨 뉴스타파 인터뷰 내용(2024.11.28.)


김한정, 대선 조사비 분담하고 '윤석열 캠프'에 오세훈 측근들 자리 부탁한 정황
김 회장과 명 씨가 사전에 모종의 '거래'를 했을 가능성은 '김한정 녹음파일'에서 확인된다. 올해 9월 10일 자 김한정-강혜경 통화 녹음파일에는 김 회장이 "내가 (명태균에게) 그랬거든. 윤석열 캠프에도 잘난 놈이고 못난 놈이고 우리 놈 그냥 그 (윤석열) 캠프에 넣어줘라. 거기서 자기가 발탁이 되면 좋은 거고. 니가 어차피 (자리) 못 내주면 너는 사기꾼 되고 죽일 놈 된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우리 놈'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공생과상생학교'의 주요 멤버들로 추정된다. 지난 26일 뉴스타파는 <'오세훈 스폰서' 김 회장 측근들, 서울시 산하기관 줄줄이 취업> 제목의 기사에서 김 회장이 운영한 사단법인 '공정과상생학교' 이사진 대다수가 서울시 유관기관의 임원으로 취업한 사실을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김 회장의 법인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곳은 오세훈 캠프 관계자들이 모인 정치 단체와 다름 없었다.

김 회장이 명태균 씨에게 대선 조사 비용을 주고, 그 대신 윤석열 캠프에 자신의 측근들, 그러나 실상은 오세훈 시장의 측근들을 심으려고 한 것이 '모종의 거래' 내용이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거래는 결과적으로 성사되지 않은 것 같다.

지난 9월 9일자 녹음파일에서 김 회장은 "맨날 내가 만나면 (명태균한테) 그랬거든. 그러지 말고 애들을 저쪽에 (윤석열) 캠프에서 간사니 뭐니 직책이 필요했다고 애들이 오라 그랬다고. 이 새끼가 지가 막아놓고 가만히 있어라 하면서"라면서 "나머지는 다 들러리들만 하다가 병신된 거야"라고 말했다. 측근들의 윤석열 캠프행을 막은 명태균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김한정 회장은 대선 기간에 명태균 씨가 윤석열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와 소통하며 가깝게 지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명 씨가 윤석열 캠프에 자리를 만들어 줄 정도의 힘이 있다고 본 것이다.

●김한정 : 내가 그랬거든. 윤석열 캠프에도 잘난 놈이고 못난 놈이고 우리 놈 그냥 그 캠프에 넣어줘라. 거기서 자기가 발탁이 되면 좋은 거고. 니가 어차피 (자리) 못 내주면 너는 사기꾼 되고 죽일 놈 된다. 그러니 제 능력 안 돼 갖고 발탁이 안 되면 할 수 없고 초장에 넣어라 줘라. 가만히 있어 있어. 형님, 형님은 가만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 이 지랄 맨날 하고 앉아 있어. 그래갖고 '야 가만히 있는 꼬라지 좋다. 새끼야' 그랬지 내가.
- 김한정-강혜경 통화 녹취록(2024.9.10.)


●김한정 : 맨날 내가 만나면 (명태균한테) 그랬거든. 그러지 말고 애들을 저쪽에 캠프에서 간사니 뭐니 직책이 필요했다고 애들이 오라 그랬다고. 이 새끼가 지가 막아놓고 가만히 있어라 하면서. 형님 다 죽어요. 뭘 다 죽냐 가지도 않는데 다 죽냐. 너는 뭔 얘기를 하는 거야 그러면. 다 죽어요 하면서 자기가 다 맞고 자기 혼자 창구 일원화 해갖고 쇼를 하고 지 혼자.
- 김한정-강혜경 통화 녹취록(2024.9.9.)


검찰, 김한정 회장 조사 불가피...2021~2022년 서울시장 여론조사 자료 확보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김영선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조사는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명 씨의 '공짜 여론조사 제공 및 결과 수치 조작' 혐의도 동시에 수사를 하고 있는데, 대선 여론조사 관련 수사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됐다고 한다.

검찰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과 자료 일체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뿐만 아니라,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관련된 명 씨의 여론조사 자료도 검찰이 압수해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박형준 부산시장과 관련된 의혹은 아직 관계자들의 진술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이 여론조사 조작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경우, 김한정 회장이 가장 먼저 소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 시장은 김한정 회장의 개인적인 일탈이라며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확보한 증거와 진술에 따라 오 시장을 직접 불러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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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봉지욱 b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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