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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주소현·김상수 기자, 안경찬 PD] 태평양 한가운데 북위 32도 서경 145도. 하와이와 북미 대륙 사이에 있는, 인류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다입니다.
인류의 발길이 닿을 일 없으니,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바다일 것입니다.
배를 타고서도 꼬박 일주일이 걸리는, 이곳에 섬이 하나 있습니다. 크기 160만㎢. 좀처럼 상상이 안 된다면, 한반도(22만748㎢)의 약 7배 크기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섬이라 부르기도 너무 거대한, 이 섬의 정체는 바로 ‘쓰레기 섬’입니다.
태평양 쓰레기 섬에서부터 부산까지, 플라스틱 절감을 향한 처절한 노력과 희망을 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로 불리는 이 쓰레기 섬은 북태평양 인근 나라들로부터 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탄생했습니다.
인류의 발명품, 플라스틱은 수백 년간 썩지도 않습니다. 극히 일부는 재활용되고 상당수는 버려집니다. 그 일부는 바다로 갑니다. 바다로 간 플라스틱 대부분(97%)은 다시 해안가로 돌아오죠. 극히 일부만 다시 바다를 떠돕니다.
그렇게 바다를 떠도는 플라스틱 중 일부, 그게 모여 ‘쓰레기 섬’을 만들었습니다. 인류가 버리는 플라스틱의 극히 일부, 그게 한반도 7배에 이르는 쓰레기 섬입니다.
누구의 책임일까요? 그 누구의 영토도 아니니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저 짐작만 할 뿐입니다. 모두가 외면하는 동안, 쓰레기 섬은 점점 더 괴물처럼 커질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쓰레기 섬의 쓰레기 일부를 수거, 표기된 언어로 국가를 분류해 봤습니다. 일본, 중국에 이어 3번째, 바로 한국입니다.
절대량으론 3위, 최근 4년간 가장 많이 비중이 늘어난 국가로는 1위입니다.
쓰레기 섬을 수차례 찾아 쓰레기를 옮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비참한 심정이라고. 태평양 쓰레기 섬에선 거북이가, 물고기가 플라스틱을 먹이처럼 먹고 있다고. 폐그물과 함께 죽은 뱃속엔 어김없이 플라스틱이 나온다고.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 밥상으로, 우리 몸 속으로 퍼지고 있다는 사실에 이들의 마음은 조급해집니다. 그리고 호소합니다. 관심을 가져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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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말합니다. 일회용컵 하나 안 쓴다고 뭐가 바뀌겠느냐고. 맞습니다. 이 거대한 플라스틱 홍수 속에 일회용컵 하나 안 쓰는 건 바다에 물방울 하나 덜어내는 것이겠지요.
그럼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전 세계는 한국, 그중에서도 부산에 주목합니다. 부산에선 ‘국제연합(UN) 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 누구 개인, 그 어느 국가가 아닌 전 세계가 함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자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전 세계가 플라스틱의 심각성을 공유한다면, 플라스틱 감축에 동참한다면 그땐 분명 다른 일이 펼쳐지겠죠.
한 기업이 플라스틱을 감축하는 게 아니라 1000개 기업이 플라스틱 감축에 동참한다면, 1명이 일회용컵을 줄이는 게 아니라 1억명이 함께 일회용컵 근절에 나선다면.
‘뭐가 바뀌겠느냐’는 좌절은 ‘뭐라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는 부산을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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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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