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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주목한 휴전선 앞 스타벅스…북녘 바라보며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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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스타벅스 애기봉생태공원점이 개점한 지난 29일 한 고객이 지점 바깥 전망대의 망원경으로 북한땅인 개풍군 지역을 조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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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점포가 휴전선 앞까지 진출했다. 눈 아래 펼쳐진 북한의 산야와 농촌을 바라보며 스벅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일반인들이 북녘 땅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명소로 꼽히는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 또다른 명소가 생겼다. 지난 29일 미국을 대표하는 음료 체인 ‘스타벅스’ 지점이 개설돼 화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 풍경을 볼 수 있는 휴전선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안 접경지에 자리해 창밖으로 북한 풍경을 감상하며 음료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피(AP) 통신과 시엔엔(CNN)등 주요 외신들은 취재진을 보내 스타벅스 애기봉생태공원 지점의 개점 첫날 풍경과 이 공간의 의미를 르포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점 첫날엔 외국인을 포함 약 40여 명의 손님들이 매장을 찾았고 매장 외부 전망대도 손님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에이피 통신은 스타벅스 매장이 북한 영토와 1.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있고 방문하기 위해 군사 검문소를 통과해야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음료와 함께 북한의 고요한 산간 마을 풍경을 살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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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스타벅스 애기봉생태공원점이 문을 연 직후 김병수 김포시장이 시민들과 뒤쪽 북한땅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김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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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엔엔도 같은 날 낸 방송 리포트에서 “맑은 날엔 북한의 낮은 건물과 농장을 볼 수 있고, 고성능 망원경이나 카메라를 통해 주민들 움직임도 살필 수 있다”면서 “남북 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을 바라보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맛있는 커피를 바로 앞에 사는 북한 주민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한 주민의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민통선 안 스타벅스 지점 개설은 관할 지자체인 김포시가 북한 접경지역 관광 활성화 전략의 일부로 애기봉을 글로벌 관광명소로 키우기 위해 입점을 적극 추진하면서 성사됐다. 북한땅인 옛 경기도 개풍군 일대의 산과 들녘을 마주보는 애기봉은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물류 요지였다. 한국전쟁 시기 한강 하구 확보를 놓고 남북한 군인들 사이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곳으로 현재 전투 사상자들을 기리는 전적비와 공원이 조성돼 있다. 애기봉 스타벅스 지점은 평화와 갈등의 역사를 함께 지닌 옛 전쟁터에 자리한데다 내부 탁자와 창문이 북한 방향을 바라보게 배치된 독특한 구조 때문에 분단 풍경을 조망하려는 내외국인들 발걸음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김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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