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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젤렌스키 “나토 가입되면 ‘영토 즉각 회복’ 없는 휴전 협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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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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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재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는 영토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보호 아래” 편입할 수 있다면 휴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전쟁의 과열 국면을 멈추고 싶다면, 우리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나토의 보호 아래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대신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영토를 갖는 방안이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질문에 “가능하지만 아무도 제안하지 않는다”면서도,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국경(우크라이나 전역)에 나토 가입을 제안하는 경우에만 수락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현재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는 “외교적 방식으로” 되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뉴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권을 포함한 휴전 협상을 암시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7월 프랑스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점령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고 공정한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에 편입을 찬성할 경우 러시아의 통제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가장 근접한 정도라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포기-나토 가입’ 휴전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탐사 보도 언론인 시모어 허시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를 인정하는 대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묵인하는 내용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주장했다.



비비시 방송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제안 자체가 “굉장히 관념적”이라면서 “젤렌스키가 짚었듯 아직 아무도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또 나토가 인터뷰에서 언급된 방식의 가입안을 고려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석했다. 실제 그간 계속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초청 호소에도,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원론적으로 지지할 뿐 직접적인 조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배경에는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와 나토 간 직접적 갈등으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러시아는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으며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 병력의 철수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는 양보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한다는 전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가 휴전을 제안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재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식이 아니고서는 휴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만이 그러한 보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가장 강력한 지지자”를 얻기 위해 “(미국의) 새 대통령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의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와 직접 일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소통을 주변의 누구도 방해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현재 약 20%의 영토가 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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