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충적 의료 수요 큰 치매시장, 새바람 일으킬 가능성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초기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에자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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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알츠하이머 질환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치매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이 국내에 출시됐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을 제거하는 이 치료제는 지난 28일 국내에 첫 상륙하며 치매 치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자이는 최근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를 출시했다. 레켐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완전한 승인을 받은 최초의 치매 관련 항체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5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치매는 그동안 치료가 되지 않아 근본적 치료를 하지 못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완화제만 쓰였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매 신약들은 지난 10년간 임상에서 계속 실패했다. 지난 2021년 '아두헬름'이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효능과 안전성 논란에 퇴출됐고, 결국 레켐비가 새로운 치료제로 등장하게 됐다.
임상 3상에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시키며 질병의 진행 경로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한다. 아밀로이드 베타 중에서도 독성이 강한 가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와 불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에 결합해 뇌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줄인다.
3상 임상(Clarity AD) 연구 결과, 레켐비는 투여 18개월 시점에 위약군 대비 'CDR-SB'을 0.45점 감소시켜,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시켰다.임상을 완료한 환자 95%가 참여한 공개연장연구(OLE) 결과에서는 3년 치료 시의 CDR-SB 점수가, 추정되는 알츠하이머병의 자연 저하 대비 0.95점 줄었다.
레켐비는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이점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타우 단백질 수치가 낮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레켐비로 3년 치료를 한 결과 41명 24명, 59%에서 질병이 개선되거나 유지됐다.
레켐비는 이같은 효과성이 있지만 해외 일부 환자들에게선 뇌부종같은 부작용이 발견된 바 있고, 1년 약값이 최대 3000만원이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관문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 레켐비는 정맥주사 버전이 먼저 나왔지만, 향후 레켐비의 자가투여 주사제 버전이 나온다면 약 투여의 편의성은 훨씬 개선될 전망이다. 에자이는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 주사제 주1회 유지요법에 대한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승인될 경우 환자들은 가정에서도 레켐비 투여가 가능해진다. 주사 주입 시간은 기존의 정맥 주사 1시간에서 약 15초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0만명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에, 5명 중 1명은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 전체 치매 중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자이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은 환자와 가족의 부담과 미충족 의료 요구가 큰 질환으로 그동안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제가 전무한 영역이었으나, 레켐비 등장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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