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1월 전망
최 회장 vs MBK·영풍, 추가 지분매입 속도
금감원·국민연금 등 표대결 변수로 떠올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판가름 지을 임시 주주총회가 내년 1월 열릴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양측의 막판 지분매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 격차가 얼마 나지 않는 만큼, 경영권 분쟁 결과까지 여전히 다양한 변수가 거론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MBK·영풍이 내년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추가 매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집을 통해 임시 주총 이전까지 최대한 의결권 과반 확보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다.
임시 주총에서는 영풍·MBK 측이 요청한 신규이사 14인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정관 개정건 등을 두고 최윤범 회장과 MBK 연합 간 표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현재 MBK·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율 39.38%를 보유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지분율 33.85%보다 약 6%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근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되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이 고려아연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져 양측 지분 격차가 소폭이지만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양측은 막판 물밑 지분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최근 모친인 유증근씨(0.1%), 유미개발(0.03%), 영풍정밀(0.08%) 등 특별관계자가 고려아연 주식 2만6553주(지분율 기준 0.13%)를 확보했다. 지분매입에는 약 265억원을 투입됐으며, 최 회장 측 지분율은 기존 17.05%에서 17.18%로 늘었다.
여기에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영풍정밀도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고려아연 주식을 최대 400억원어치 장내 매수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장내 매수가 끝나면 영풍정밀의 고려아연 보유 지분율은 기존 1.92%에서 최대 2.1%대까지 상승하게 된다.
MBK 측도 추가 지분매입을 시도 중이다. 앞서 MBK는 지난 10월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NH투자증권에 증거금을 전액 예치하고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자유재량 매매(CD)’ 방식으로 매수를 요청, 고려아연 지분 1.36%(28만2366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MBK가 다시 한번 증권사에 증거금을 전액 예치하는 ‘자유재량 매매(CD· Careful Discretion)’ 방식으로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양측 모두 지분율 과반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주총 표 대결을 통한 의결권 과반 확보는 가능하다. 7.5%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의결권이 변수로 고려되는 이유다.
다만 국민연금은 지난 26일 현재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사이언스와 관련해 중립을 지키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표 대결에서도 중립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MBK·영풍 측에 대해 시세조종 혐의로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도 경영권 분쟁의 새국면을 맞이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 측 주장대로 MBK·영풍 측이 주식을 불법적으로 취득했을 경우, 임시 주총 표 대결 이후로도 또 다른 분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간 금감원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중립의 입장을 취해왔다. 다만 지난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이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대해 처음으로 부정적 의견을 내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자본이 기업을 인수하면 주요 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 임시 주총은 내달 말이나 내년 초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27일 오후 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에 대한 심문을 진행한다. 법원이 영풍 측 손을 들어주면 약 2주간 임시 주총 소집 절차가 진행된다.
아주경제=이나경 기자 nak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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