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환경 속 축구하는 선수들 돕고파"…상금 쾌척 의지 밝혀
소감 말하는 조현우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골키퍼로는 16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 '최고의 별'로 우뚝 선 조현우(울산)는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조현우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상 시상식에서 2024 K리그1 MVP에 오른 뒤 기자회견에서 "이런 상을 받아서 믿기지 않는다. 동료 선수들 덕분에 받았다"면서 "1월부터 매우 바쁜 한 해를 보냈는데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수문장인 조현우는 올 시즌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40실점 했고, 14경기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하며 울산 HD의 리그 3연패 달성에 앞장서며 첫 MVP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에도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됐으나 같은 팀 수비수 김영권이 후보로 추천되면서 불발됐던 조현우는 이번 시즌을 치르며 기회가 될 때마다 MVP 수상 욕심을 내보였는데, 마침내 꿈을 이뤘다.
조현우는 "기분이 남다르다. 무대에 나가니까 머리가 하얘지더라"면서 "트로피를 받는 순간의 기분을 또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동기부여가 된다. 축구하면서 잊지 못할 경험"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판곤 감독에게 축하받는 조현우 |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에서 골키퍼가 MVP에 오른 건 2008년 이운재(당시 수원·현 베트남 대표팀 GK 코치) 이후 16년 만이자 역대 2번째다.
이에 대해 조현우는 "골키퍼가 관심을 받기 힘든 포지션인데, K리그에 훌륭한 골키퍼가 많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로 인해 대표팀이나 리그에서 골키퍼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수상 직후 무대에서 소감을 밝히며 조현우는 상금(1천만원)을 힘든 환경에서 축구하는 선수들을 위해 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현우는 "어린 시절 저는 늘 축구를 좋아했고, 힘든 환경에서 축구만 바라보며 살았던 아이였다. 축구 선수가 돼서 어린 친구들에게 꿈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부는 가족들과도 얘기했던 부분이며,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행복하게 축구하는 친구들을 위해 쓰고 싶다. 생각해오던 일을 상을 받으면서 실천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현우는 "오늘 이 상을 받으며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어서 기쁘고, 누군가가 저를 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의 꿈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MVP 조현우, '아내와 함께' |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에 조현우는 또 '다음'을 바라봤다.
"내년에 (MVP를) 또 받지 말라는 법이 없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어 "절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 "골키퍼 부문 베스트11도 올해 8회 연속으로 받았는데, 9회, 10회를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해 팬들께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라면 큰 해외 무대를 항상 생각할 테고 저도 그랬지만, 울산이 저를 많이 사랑해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매일 행복하게 가족들과 지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울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애처가'로 소문난 그는 아내 이희영 씨를 비롯해 가족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고 표현했다.
조현우는 "와이프가 항상 제게 '건방 떨지 말고 겸손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많이 준다. 가족은 제게 없어서 안 되는, 큰 힘이 되는 존재"라며 "앞으로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며 축구를 열심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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