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오스트리아 레오폴트 미술관과 함께 이달 30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레오폴트 미술관이 소장한 회화, 사진, 조각, 공예 등 191점을 모았다. 미술, 음악,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가들이 서로 교류하며 혁신적인 변화를 꾀했던 1900년대 빈의 예술과 문화를 조명한다. 레오폴트미술관은 오스트리아 모더니즘 미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이를 수집한 루돌프 레오폴트(1925-2010)와 엘리자베트 레오폴트(1926-2024)의 소장품 약 5200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수풀 속 여인’. 1898년경, 빈 클림트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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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예술가들의 실험과 도전이 빈 예술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고 빈을 어떻게 유럽의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함께 총 5부로 구성됐다.
시작은 구스타프 클림트와 함께 한다. 클림트를 주축으로 한 빈 분리파는 전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 활동을 하고자 했다. 이 젊은 예술가들의 사상을 전시회 포스터, 잡지 ‘성스러운 봄’의 표지 디자인, 우표 디자인과 판화 등으로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그간 클림트를 ‘황금의 화가’로만 알았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이 시대 예술가들의 구심점이 돼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혁신가 클림트’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클림트 ‘큰 포플러 나무 II (다가오는 폭풍)’. 1902∼03년, 레오폴트미술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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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분리파는 자국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밖에서 일어나는 예술 운동에도 열려 있었다. 이들이 유럽을 풍미하던 인상주의와 상징주의를 받아들인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빈 디자인 공방도 집중 조명한다. 꽃병, 의자, 테이블 등 공예품 약 60점이 전시된다. 빈 분리파는 일상적인 물건도 예술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고 여겨 다양한 재질의 공예품들을 디자인·제작했다. 초기에는 장식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1900년쯤 영국 예술공예운동의 영향으로 점차 기하학적인 미학을 담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변화했다.
강렬하면서도 독특한 화풍으로 큰 사랑을 받는 에곤 실레 작품도 여럿 볼 수 있다. 에곤 실레의 작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레오폴트 미술관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는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 ‘블타바강 가의 크루마우(작은 마을 IV)’ 등이 소개된다.
에곤 실레 ‘블타바강 가의 크루마우 (작은 마을 IV)’ 1914년. 레오폴트미술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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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 1912년. 레오폴트미술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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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레는 보수적인 아카데미의 교수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료들과 신예술가그룹을 창단했다.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이들은 세 번의 전시회에서 강렬한 표현주의적 경향을 선보이며 빈 예술계에 세대 교체를 알렸다.
박물관 측은 “‘빈 1900년’의 진정한 의미는 이들의 노력으로 ‘시대에 맞는 예술’과 ‘예술의 자유’를 찾은 것”이라며 “19세기 말 예술가들의 도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김재홍 관장은 “이번 전시로 1900년대 빈과 꿈꾸는 예술가들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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