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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시바 국회 연설, ‘단명 내각’까지 인용해 야당과 “합의”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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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제 ‘103만엔의 벽’ 인상 추진

경향신문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29일 도쿄에 위치한 국회 중의원(하원)에서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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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9일 국회 연설에서 ‘부분 연정’ 시금석으로 거론되는 ‘103만엔의 벽’ 인상과 관련해 “2025년도 세제 개정에서 논의해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소수 여당의 현실을 감안한 듯 야당과의 합의 형성을 중시한다는 자세를 드러냈다고 현지 언론은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임시국회 소신표명에서 “다른 당의 의견도 정중히 듣고 가능한 한 폭넓은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지하고 겸허하게 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103만엔의 벽은 근로소득자 면세 기준을 뜻하는 말로, 국민민주당은 이를 178만엔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중의원(하원) 과반 달성에 실패한 자민당·공명당 연립정권은 24년도 추가경정예산 연내 통과 등을 위해 국민민주당과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정치 자금 문제(‘비자금 스캔들’)와 (미온적인) 개혁 자세에 대한 질책”이라며 중의원 선거 참패 배경을 짚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책활동비 폐지, 정치자금을 감시할 제3자 기관 설치,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의 데이터베이스화 등 과제를 언급하고 “연내 법 정비를 포함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역시 야당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다. 다만 총리는 입헌민주당 등이 요구하는 기업 및 단체 기부금 폐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연설 서두와 말미에 “국정의 큰 틀에 관해 항상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관행을 만들겠다”는 이시바시 단잔 전 총리의 발언을 인용한 데 주목했다. 해당 발언은 1957년 2월 시정연설 일부다. 이시바시 전 총리는 파벌 해소와 정치개혁을 집권 직후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이시바 총리의 현재 과제와 유사하다.

이시바시 전 총리는 병마로 65일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 ‘단명 내각’으로 불린다. 닛케이는 “때문에 역대 총리 연설에서 그의 말을 인용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그럼에도 이시바 총리가 인용한 것은 비판을 받아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준 이시바시의 방식이 공감을 일으킨다는 해석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시바 총리는 주요 정책 과제로는 외교-안보, 일본 전체의 활력, 치안-방재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지방소멸’에 맞서는 지방창생도 과제로 거론했다.

이시바 총리는 특히 외교·안보 과제와 관련해 “미일안보체제는 우리나라(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이라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동맹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자간 협력에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인을 의식한 듯 자신의 기존 주장이던 미일지위협정 개정이나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번번이 열어 한일관계를 크게 비약하는 해로 만들자는 데에 (의견이) 일치했다”며 한일 간 협력 기조를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해선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협력해 가겠다. 그것이 국익에 기초한 현실적 외교”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확인한 ‘전략적 호혜관계’의 포괄적 추진이라는 방향성에 기초해 여러 층위에서 의사소통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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