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 유일 분만 산부인과 방문…의료진 격려·산모 응원
"지역에서 필수의료 병원 존폐 걱정 않도록 묵묵히 나아갈 것"
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전남 광양의 유일한 분만 산부인과인 광양 미래여성의원 방문, 의료진을 격려하고 산모들을 응원했다. (총리실 제공)2024.11.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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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29일 "분만 인프라가 무너져 산모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일은 사라질 수 있도록 정부가 쉼 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전남 광양시 중동 미래여성의원을 방문해 의료진 격려 및 산모를 응원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분만취약지 지원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2025년 상반기부터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을 통해 일선 산부인과 병의원과 중증 치료기관의 협력 시스템 및 24시간 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산부인과가 아예 없거나(22개) 산부인과가 있어도 분만이 어려운(50개) 지역은 72개에 달한다.
광양은 전체 인구 15만 명으로, 산업 기반이 탄탄해 18세~45세 청년인구 비율(34.7%)이 전남에서 가장 높고 매년 청년층 중심으로 인구가 늘고 있지만, 한 총리가 찾은 미래여성의원도 광양시에서 유일하게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다.
미래여성의원은 산부인과 의사 3명이 365일 3교대로 24시간 분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광양시에 출생신고를 한 아기는 832명으로, 그중 광양 시내에서 태어난 아기 221명(26.5%)은 모두 이 병원 산부인과 의사 손에 안겨 첫 숨을 쉬었다. 나머지 지역 산모들은 분만실을 찾아 인근 대도시로 갔다.
최주원 미래여성의원 대표원장은 "분만 병원을 유지하려면 3교대가 불가피해 의사가 3명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3년 전 전문의 한 분이 사직해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정부의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으로 새로운 산부인과 전문의를 고용해 숨을 돌렸고, 그해 말 소아과 전문의도 추가로 고용해 산모와 아기를 모두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은 광양처럼 분만 인프라가 위태로운 지역에 시설비·장비비·인건비 등을 핀포인트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미래여성의원에 근무하는 산부인과 의사 3명은 모두 60세를 넘겼다. 인근 대도시 대형 산부인과에 근무하다가 은퇴 연령 전후에 광양으로 와 근무 중이다.
최 원장은 "힘들지만, 우리마저 문 닫으면 광양에 아이 낳을 곳이 없어진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 분만 산부인과를 유지해 온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지역·필수의료를 지키는 일이 더는 괴롭지 않게 되는 날까지 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병원에서 최근 아이를 출산하고 회복 중이거나, 조만간 분만 예정인 산모들과도 만나 아이의 태명이 적힌 손 편지와 배내옷을 전달하며 "엄마와 아기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 총리는 병원 방문 직후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미래여성의원에서 딸 '복댕이'를 얻은 배정옥 산모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믿고 다닐 수 있는 산부인과가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총리는 "세계인의 눈에 비친 한국은 풍요롭고 활기찬 경제강국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걱정 없이 살기 위한 인프라는 아직 허약한 점이 많다"며 "특히 지역의료와 필수의료가 위기에 처한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의 의료개혁에는 이런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고민과 진심이 담겨 있다"며 "지역에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병원이 존폐를 걱정하지 않도록, 국민 누구나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묵묵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광양에서 만난 신생아 복댕이, 용용이, 한방이, 오복이와 그 부모님들에게 정부가 드리는 약속"이라고 덧붙였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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