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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설치미술 작품 '코미디언'을 620만 달러(86억 7천여만 원)에 낙찰받은 사업가가 해당 바나나를 판 과일 노점상에게서 바나나 10만 개를 사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일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이 작품에 사용된 바나나는 바로 앞에 있는 노점상에서 25센트(350원)에 구입한 거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작품을 낙찰받은 중국 출신 암호화폐 사업가 저스틴 선은 감사의 뜻으로 노점상에서 바나나 10만 개를 사겠다고 오늘 엑스에 글을 올렸습니다.
또 이 노점상에서 무료로 바나나를 나눠줄 거라며, 재고가 있는 동안 누구나 신분증을 제시하고 바나나 1개를 가져가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뉴욕 시의 노점상이 겪고 있는 냉엄한 현실과 충돌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해당 노점상에서 일하는 샤 알람(74세) 씨는 브롱크스에 있는 도매시장에서 바나나 10만 개를 확보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그 많은 바나나를 100개들이 상자에 담아 운반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바나나 10만 개를 다 팔아도 남는 이익은 6천 달러(840만 원) 정도인데, 그나마 본인이 노점상 주인이 아니라서 다 갖지도 못합니다.
샤 알람 씨는 시급 12달러(1만 7천 원)를 받고 노점상에서 하루에 12시간씩 교대로 일하고 있습니다.
노점상 주인 모하마드 이슬람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이익이 나면 자신이 운영하는 노점상 2곳에서 일하는 직원 7명과 나눠 갖겠다면서도, 아직 바나나 10만 개를 사주겠다는 제안을 받지는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역시 노점에서 일하는 이슬람 씨의 동생은 대량 구매는 환영한다면서도, 그건 노점상의 일상도, 620만 달러짜리 바나나와 그걸 25센트에 판 노점상 간의 적나라한 격차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YTN 김도원 (doh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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