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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마무리 눈앞···“내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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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9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와 주기장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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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승인이라는 사실상 마지막 관문을 넘으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마일리지 통합’에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2년 뒤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예정인데, 통합 비율 등에 따라 양사 소비자 중 한쪽이 불만을 가질 우려가 적지 않다. 양사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통합도 남은 과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2년간은 그대로 쓴다…통합안은 내년 상반기 윤곽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는 2년간 기존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다가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취득한 뒤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하며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조직, 브랜드 통합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에 소비자들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해 기존대로 아시아나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동맹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들의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2년 뒤 예정대로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대한항공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된다.

앞으로의 쟁점은 양사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시장가치가 대한항공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제휴 신용카드사를 통해 마일리지를 적립할 경우 대한항공이 1500원을 쓸 때마다 1마일을 적립해준다면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만 써도 1마일을 적립해주는 식이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1대 1로 통합해준다면 기존 대한항공 고객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을 낮춘다면 반대로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의 항의를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특히 고객들에게 있어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 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 전환 비율을 결정할 것이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이 확정되면 6개월 안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통합안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합병 전에 최대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소진을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장부상 지난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9819억원 상당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7일부터 제주행 마일리지 특별기를 띄우고 마일리지 상품 기획전을 진행하는 것 등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함께 통합… ‘메가 LCC’ 등장한다


두 회사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해 통합 LCC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2년 외신인터뷰에서 “통합 LCC는 진에어 브랜드로 운항하며 허브는 인천국제공항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해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삼고 있는 에어부산이 진에어로 통합되는 데 대한 지역 반발이 만만치 않은 점은 변수다. 부산 지역사회에서는 대한항공이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 LCC를 출범시키면 LCC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 현재 국내 LCC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 9곳이다. 제주항공이 매출과 보유 항공기 수, 승객 수 모두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고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2·3위를 다투는 구도였다.

하지만 통합 LCC가 출범하면 모든 면에서 제주항공을 단숨에 앞서게 된다. 지난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매출을 합치면 2조4785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240억원)보다 많고, 보유 항공기 수도 58대로 41대를 보유한 제주항공보다 많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이 앞으로 항공사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호텔·리조트 기업 대명소노그룹이 양사 모두를 인수해 합병하려 한다는 설도 돌고 있어, 이렇게 되면 국내 LCC 판도는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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