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열린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해린, 다니엘, 민지, 하니, 혜인. (공동취재)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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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가 "성의없다"고 지적했던 소속사 어도어 측의 내용증명 회신 내용이 공개됐다. '뉴 버리고 새 판' 표현은 뉴진스를 버리겠다는 뜻이 아니고, 내용증명 후 14일 간 충실히 답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해명 등이 담겼다.
그룹 뉴진스는 29일 그들이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 소속사 어도어 측이 회신한 내용을 공개했다. 어도어 측은 질문을 세세히 정리해 26페이지의 분량으로 답변했다. 이 내용은 뉴진스가 전날 밤, 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 "성의 없는 대답"이라고 언급했던 내용이다.
김주영 어도어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발송된 답변 내용에 따르면 어도어 측은 일단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을 체결한 데뷔일로부터 7년이 되는 날인 2029년 7월31일까지 계약은 유효하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어도어는 그동안 뉴진스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뉴진스가 짧은 기간 안에 국내외 최고 수준의 팀으로 성장했다고도 썼다.
민희진 전 대표와 모회사인 하이브 간 갈등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법적 분쟁, 대표이사 교체가 있었지만 변함없이 뉴진스를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내용증명만 보낸 후, 단 한 차례도 소속사와의 대화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뉴진스와 부모들에게 아쉬움을 표하고, 뉴진스가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이다보니 구성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대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뉴진스 멤버들의 주관적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계약을 위반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속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상당수의 사안은 어도어가 아닌 제3자의 언행에 관한 것이고, 뉴진스와 부모들이 요구한 조치 중 특정인의 사과, 합의, 법적 조치 등 제3자가 취하거나 강제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또 전속 계약에서 중요한 연예활동 섭외 교섭, 지원, 대가 수령, 정산 등은 충실히 했다면서 아티스트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주관적인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전속계약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어도어의 모회사)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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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개별 사안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먼저 논란이 된 하이브 작성 모니터링 문서에서 '뉴아르 워딩으로 며칠을 시달렸는데, 뉴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는 문구에 대해 뉴진스가 '뉴아르'를 뉴진스, 아일릿, 르세라핌을 지칭하는 단어로 정의하고 이를 자신들에 대한 차별, 신뢰 상실의 근거로 들고 있는데 대해 "오해"라고 설명했다.
리포트가 작성된 2023년 5월은 아일릿 데뷔 멤버를 뽑기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 시작 전이었기 때문에 '아'가 아일릿일 수 없고, '아이브'라는 해명이다. 또 이 리포트는 어도어가 아닌 하이브에서 작성했고 하이브 전체의 의견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뉴 버리고'라는 문구 역시 르세라핌이 '뉴진스', '아이브'와 비교당하는 상황에서 다른 두 아티스트와 비교되기보다는 이 카테고리를 버리고 별도의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라고도 설명했다.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멤버 하니/사진=임한별(머니S) |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한 타 레이블 매니저에 대해 어도어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문제를 방치했다는 주장과 관련, 타 레이블을 상대로 증거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증거로 삼을 만한 CCTV 영상이 없는 것은 관계 법령에 따라 30일이 지나면 CCTV 영상이 자동 삭제되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다만 뉴진스 명예 회복의 차원에서 해당 레이블에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하이브의 '밀어내기' 관행으로 뉴진스가 받은 피해를 해결하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음반 밀어내기'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2022~2023년 하이브 산하 레이블들의 앨범 판매 거래를 전수조사했고, 이는 외부 회계법인 2곳에서 검증받았기 때문에 신뢰 가는 조사 결과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민희진 전 어도어 이사가 '뉴진스도 밀어내기를 권유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뉴진스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등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가수 모두에 대한 평가가 폄하돼 고민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또 아일릿 소속사인 '빌리프랩이 뉴진스의 기획안을 카피했다'는 주장 역시 해당 기획안이 어도어가 아닌 빌리프랩의 것이고, 카피 주장을 한 민희진 전 이사가 근거를 전혀 제공하지 않아 사실관계 확인 및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표절' 주장이 사건 해결보단 당사자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여론을 자극해 결국 뉴진스의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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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전 이사를 대표이사로 복귀시켜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대표이사직은 '경영 판단'의 영역이고 법원도 '가처분 각하 결정'을 통해 똑같이 판단했다면서 전속계약 당시 어도어의 대표이사가 특정인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조항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뉴진스가 언급한 음악 제작, 무대 구상, 연습 등의 활동은 '경영'의 영역이 아닌 '제작'과 관련한 내용으로, 어도어 측도 민 전 이사에 프로듀싱을 맡아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그가 거절했다고도 적었다.
뉴진스가 '자신들에 대한 진솔한 소통'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그간 요구사항이 추상적이거나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어도어의 권한과 업무 범위를 넘어선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어도어가 그동안 대외적으로 침묵하거나 최대한 (대응을) 자제한 것에 대해서는 "뉴진스 이미지를 지키기 위함"이라며 "대화를 공론화하기보다는 별도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직접 대면해 소통하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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