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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중국 법원, 관영매체 출신 언론인에게 ‘간첩 혐의’ 징역 7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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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광명일보 논설실 부주임 둥위위

2022년 일본 외교관과 식사 중 체포

해외와 활발한 교류…당 비판 기사도

경향신문

둥위위 전 광명일보 논설위원. /로이터연합뉴스·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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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교관과 점심 식사 도중 체포된 이후 간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중국 언론인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베이징제2중급인민법원이 29일 둥위위 전 광명일보 논설위원(62)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선고가 이뤄지는 동안 법원 근처에는 경찰이 대거 배치됐으며 최소 7대의 경찰차가 목격됐다고도 전했다.

둥 전 위원은 2022년 2월 베이징 시내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본 외교관과 점심을 먹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외교관도 체포돼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 외교관 면책 특권에 관한 국제 규범을 위반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이 직무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동 전 위원은 줄곧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다 2023년 3월 간첩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7월 비공개 심리를 받고 판결을 기다려 왔다. 미국 외교관들은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이 불허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언론인클럽 성명에 따르면 둥 전 위원은 베이징대 법학원을 졸업하고 1987년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발행하는 관영매체인 광명일보에 입사했다.

둥 전 위원은 법치주의와 사법의 독립에 관심이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여러 나라의 외교관·언론인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교류했다. 2006년 하버드대학에서 니만 저널리즘 펠로우십에 참여했다. 2010년 일본 게이오대학의 방문 학자, 2014년 홋카이도대학의 방문 교수로 활동했다.

중국 수사당국은 이러한 활동이 둥 전 위원이 간첩이라는 증거로 제시했으며 그 밖의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둥 전 위원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기소가 취소되거나 기각될 수 있기를 바라며 그의 구금 사실을 비밀로 했지만 기소 이후 사건을 공개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둥 전 위원은 2012년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성장에만 집중해 환경오염 등 다른 문제를 경시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NYT에 기고했다. 앞서 정부가 가난한 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을 지급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써서 중국기자협회의 상을 받은 적도 있었다.

둥 전 위원은 2013년 미국 역사학자 로더릭 맥피콰르의 문화대혁명을 다룬 책 서평에서 (중국 공산당이) 문화대혁명 기간 벌어진 파괴적 행위가 몇몇 나쁜 행위자들이 자행한 소행으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 서평은 시진핑 주석 집권 후인 2017년 당국의 광명일보 조사 후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둥 전 위원은 필명으로 글을 쓰는 등의 활동은 지속할 수 있었다.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비정부 기구(NGO) 여러 곳이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그의 석방을 위한 온라인 청원에는 언론인, 학자, NGO 종사자로부터 700개 이상이 참여했다.

하버드대 니만 저널리즘 재단 큐레이터 앤 마리 리핀스키는 “둥위위는 재능 있는 기자이자 작가로 국내외 동료들이 오랫동안 그의 저작에 존경을 표해 왔다”며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가 석방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이전에 해외 시민권을 취득한 작가에게 간첩 혐의가 적용돼 중형이 선고된 적 있다. 지난 2월 중국계 호주인 작가 양헝쥔에게 사형 및 선고유예 2년이 선고됐다. 그는 블로그에서 공산당 일당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주의 개혁을 주장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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