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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뉴진스 기자회견, 사모펀드·기타법인은 미리 팔았는데… 또 뒤통수 맞은 하이브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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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하이브 주가는 10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밑돌고 있다. 악재가 겹쳤다.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 가수인 ‘뉴진스’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속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상장 과정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주주 간 계약을 맺어 수천억원을 번 것도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최근 개인 투자자는 하이브 주식을 순매수했고, 사모펀드와 기타법인은 ‘팔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브 주주들은 “또 개미만 당했다. 하이브에서는 항상 개미가 당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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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어도어의 모회사)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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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29일 오전 11시 42분 코스피시장에서 19만650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주가가 3.44%(7000원) 하락했다. 하이브 주가가 장 중 20만원 선을 밑돈 것은 지난 15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일차적으로 뉴진스가 하이브와 결별을 선언한 여파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뉴진스는 전날(28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자정을 기점으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뉴진스는 지난 13일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14일 이내에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하지 않으면 전속계약을 깨겠다고 예고해 왔다.

하이브 주가는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선 뒤 뉴스에 따라 급등락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팔자’에 나섰고, 개인이 매도 물량을 꾸준히 받았다.

지난 4월 22일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권을 발동한 날부터 전날까지 개인은 하이브 주식 14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50억원, 680억원 순매도했다. 최근으로 좁혀봐도 개인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20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사모펀드와 기타법인은 연속 순매도하며 144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이브가 기업공개(IPO)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에 투자했던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주식 매각 차익의 일부를 방시혁 의장에게 제공한 문제가 불거졌다. 사모펀드 측은 하이브가 정해진 기간에 상장하지 못할 경우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 등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을 설정하면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반대급부로 제공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이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 담기지 않은 점에 문제가 없는지 금융당국이 살필 전망이다.

2020년 10월 15일 상장 당시 하이브는 공모가 13만5000원에 상장했고, 상장 첫날 시초가가 더블(27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추가 상승해 35만1000원을 찍었다. 이후 매물이 쏟아지면서 11월 2일엔 14만1000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다시 스멀스멀 올라 이듬해 42만1500원까지 올랐는데, 상장 직후 급락한 것이 사모펀드 매물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다만 사모펀드 측은 “상장 첫날 매도 물량은 당시 거래량의 0.2%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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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의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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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에 투자한 개인들은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연동한 하이브 투자자 1만2475명의 평균 매수가는 22만9955원이다. 현재 주가 기준 평균 손실률이 15%에 육박한다.

하이브 주가가 출렁인 영향 탓에 높은 주가에 물려있는 개인도 적지 않다. NH투자증권을 통해 하이브 주식을 보유한 고객 2만6239명 가운데 손실이 큰 상위 10%의 평균 매수가는 31만1833원이다.

하이브 주가는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2021년 11월 42만150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BTS 멤버들의 입대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최고점을 찍고 1년 만에 하이브 주가는 10만7000원까지 밀리며 네토막이 났다.

이 와중에 하이브 전·현직 하이브 직원 3명이 BTS의 군입대와 활동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들은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이브 주가가 호재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에 최근 상황을 두고 여러 주장이 나온다. 하이브 종목 토론실에서 일부 주주들은 “뉴진스 전속 계약해지로 악재가 해소됐다”고 쓰며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 반대로 방 의장 문제까지 새롭게 불거지면서 “뉴진스 리스크보다 방시혁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하이브 주가 반등 시점으로 BTS 멤버들이 모두 전역한 뒤 완전체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하반기를 꼽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2025년 하반기 예정된 BTS 재결합이 주가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상반기부터 투자 기회를 모색하라고 권했다.

이벤트마다 주가가 출렁였던 만큼 멤버 전역일을 확인해 두라는 조언도 있었다. 현재 BTS 멤버 가운데 진과 제이홉은 만기 제대했다. RM과 뷔는 2025년 6월 10일, 지민과 정국은 이튿날인 11일 전역할 예정이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슈가는 같은 달 21일 소집 해제한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박지영 기자(j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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