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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45분 맨손으로 붙들어”…11m 추락 위기 운전자 구한 구급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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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준현 소방교(오른쪽)가 운전자의 손을 붙들고 있는 모습.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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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 차가 미끄러져 11m 높이 다리에서 떨어질 뻔한 운전자를 맨손으로 45분 동안 붙들어 구한 구급대원이 “오로지 살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버텼다”고 밝혔다.



경북 안동소방서 풍산119안전센터 소속 박준현 소방교는 29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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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9시29분 경북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방향 풍산대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경북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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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9시29분 경북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방향 풍산대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경북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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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지난 27일 오전 9시29분 경북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방향 풍산대교에서 발생했다. 눈길에 미끄러진 대형 트레일러가 다리 난간과 충돌했고 사고 충격으로 운전석이 있는 트레일러 머리 부분이 난간 바깥으로 기울어졌다. 특히 60대 남성 운전자의 상반신만 운전석 안쪽에 있고 하반신은 파손된 차량 바깥으로 빠져나가 11m 높이 다리에 매달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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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소방본부 제공


구조대보다 먼저 사고 현장에 도착한 박 소방교는 “운전자가 차체와 난간 사이에 허리가 끼인 채로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며 “여기저기 출혈이 있었고 의식도 약간 희미해 정상적인 대화가 안 되는 상태였다. ‘꺼내달라’는 말만 반복해서 말했다”고 돌이켰다.



박 소방교는 난간 아래로 손을 뻗어 운전자의 손을 잡았고 약 15분 뒤 구조대가 도착했다고 한다. 박 소방교는 “겨우 혼자만 손을 잡을 수 있는 상태였고 추락과 2차 부상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는 구조대가 올 때까지 (손을) 잡고만 있었다”며 “구조대가 도착하고도 (사고 현장이) 워낙 특수한 경우였기 때문에 구조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그래서 계속 버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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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현 소방교가 운전자의 손을 붙들고 있는 모습.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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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가 도착한 뒤에는 운전자의 팔과 손목에 로프를 감아 다른 구조대원들과 연결시켰는데 박 소방교와 운전자는 계속 손을 맞잡은 상태였다. 시간이 흘러 다리 아래 에어매트가 깔리고 굴절차도 투입돼 사고 1시간 만인 오전 10시30분 운전자는 굴절차 바스켓을 타고 무사히 구조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운전자는 다행히 가벼운 부상만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소방교는 “처음 (사고) 현장 상태를 보고 두렵긴 했는데 손을 잡고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며 “손잡는 데만 집중하고 그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구조 완료하고 보니까 손이 좀 굳어 있었는데 (지금은) 근육이 뭉치는 정도라 괜찮다”고 답했다.



세 아이의 아빠인 박 소방교는 “아이가 ‘아빠 자랑스럽고 용감하고 멋지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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