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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이 시즌 4호 골을 터트렸지만, 웃을 수 없었다. 토트넘 홋스퍼가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토트넘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AS 로마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승점 10(3승 1무 1패)을 기록했다. 순위는 골 득실에서 밀려 9위가 되면서 16강 직행권에서 조금 밀려났다. 로마는 승점 6(1승 3무 1패)으로 21위에 자리했다.
토트넘은 4-1-2-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손흥민-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 파페 사르-데얀 쿨루셉스키, 로드리고 벤탄쿠르, 아치 그레이-벤 데이비스-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 프레이저 포스터가 선발로 나섰다.
로마는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스테판 엘 샤라위-아르템 도우비크-파울로 디발라, 앙헬리뇨-레안드로 파레데스-마누 코네-제키 첼리크, 에반 은디카-마츠 훔멜스-잔루카 만치니, 밀레 스빌라르가 먼저 출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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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순식간에 앞서 나갔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사르가 박스 안에서 훔멜스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주심은 처음엔 반칙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PK를 선언했다.
'전담 키커' 손흥민이 PK를 책임졌다. 그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이고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UEL 무대 마수걸이 골이자 시즌 4호 득점이었다. UEL 통산 8호 골이기도 했다. 손흥민이 유럽대항전에서 득점한 건 2022년 10월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2년 1개월 만의 일이다.
로마가 빠르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20분 디발라가 왼쪽 측면에서 골문 앞으로 날카로운 프리킥을 올렸다. 공은 은디카의 어깨에 맞은 뒤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1-1 동점이 됐다.
기세를 탄 로마가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을 뻔했다. 전반 22분 디발라가 박스 안으로 센스 있는 로빙 패스를 찔러 넣었다. 이를 엘 샤라위가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토트넘이 한숨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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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긴 토트넘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전반 34분 역습 기회에서 쿨루셉스키가 좌측면을 돌파한 뒤 정확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존슨이 달려들며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재차 앞서 나가는 추가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멀티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35분 쿨루셉스키가 박스 안에서 날린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를 손흥민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손흥민이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40분 동료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박스 왼쪽에 자리한 손흥민에게 흘렀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수비를 앞에 두고 반대편으로 정교하게 감아찼지만, 공은 골키퍼 손끝에 걸리고 말았다.
전반은 그대로 토트넘이 2-1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까지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하며 로마 수비에 균열을 냈지만, 더 이상 소득을 얻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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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벤치가 먼저 움직였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디발라를 빼고 마티아스 소울레를 투입했다. 로마가 몰아쳤다. 후반 6분 파레데스가 도우비크의 패스를 받아 슈팅했지만, 막혔다. 로마는 도우비크가 골망을 흔들기도 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 취소됐다.
골대가 양 팀 슈팅을 가로막았다. 후반 15분 앙헬리뇨가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굴절되면서 크로스바를 때렸다. 잠시 후에는 포로가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갔다.
손흥민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32분 손흥민과 벤탄쿠르를 불러들이고 루카스 베리발, 티모 베르너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최근 햄스트링 문제로 고전했던 손흥민의 체력 안배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토트넘이 마지막 5분을 버티지 못했다. 토트넘은 포스터의 선방으로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고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1분 끝내 훔멜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훔멜스는 왼쪽에서 올라온 앙헬리뇨의 땅볼 크로스에 발만 갖다 대며 극장골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는 그대로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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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손흥민은 78분을 소화하며 1득점, 슈팅 2회,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 2회(2/2), 지상 볼 경합 성공 3회(3/4),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에게 평점 8.2점을 줬다. 이는 토트넘에서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영국 현지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스탠다드'는 "PK 지점에서 실수 없이 득점하며 시작했다. 전반전 상대 골키퍼에게 영리한 선방을 강요했다. 하지만 쿨루셉스키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왔을 때 득점했어야 한다"라며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줬다. 대부분의 토트넘 선수들과 같은 무난한 점수였다.
'익스프레스'와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6점을 매겼다. 익스프레스는 "페널티킥을 해치울 수 있는 여유를 유지했다. 페널티 지역 주변에서 뭔가 만들려고 노력했다. 쿨루셉스키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온 후 두 번째 골을 넣어야 했지만, 크로스바 위로 공을 날려버렸다. 전반에 많은 기회를 잡았고, 로마 골키퍼가 또 한 번 멋진 선방을 펼쳤다"라고 평가했다.
풋볼 런던도 "이른 시간 PK로 골키퍼를 잘못된 길로 빠뜨렸다. 그러나 쿨루셉스키가 골대를 강타한 후 흘러나온 공을 놓쳤다. 때때로 위협적이었지만, 완전한 리듬은 아니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대체로 괜찮은 활약을 펼쳤으나 전반 35분 기회를 놓친 게 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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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특히 경기 막판에 실점해 좌절스럽다. 하지만 좋은 경기였다. 빨리 추가 득점을 하고 경기를 끝내버렸어야 하는데 실망스럽다"라며 "조금 더 여유를 가졌어야 했다. 몇 차례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로마의 숨통을 끊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마의 경기력에 관한 질문엔 "좋은 쪽이다. UEL에 진출한 데엔 이유가 있다. 지난번에는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수준 높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우린 승리할 기회가 있었다"라고 답했다.
수문장 포스터가 부상으로 이탈한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빈자리를 메워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포스터는 잘했다. 우리가 기대한 모습이다. 그는 매우 노련한 골키퍼이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라고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득점자 손흥민과 존슨 이야기도 나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들은 괜찮았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우리는 침착하게 마무리해야 했고, 경기에서 이겨야 했다"라고 말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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