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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주말은 책과 함께] 책임감 있게 사정하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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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있게 사정하라

가브리엘르 블레어 지음/성원 옮김/은행나무

메트로신문사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고 사라진 2019년 이후, 임신중단은 범죄가 아닌 여성의 선택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vs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허구적인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논쟁의 초점을 '남성'에게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 혼자 임신하는 게 아닌데, 왜 임신중단에 관한 논쟁에서 '남성의 책임'을 이야기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책은 '임신중단의 책임은 남성에게 있다'고 선언한다. 저자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는 것도, 임신중단을 선택하는 것도 무책임한 남성들 때문인데 왜 그들은 지금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도 않고, 그 책임을 추궁받지도 않게 된 것인지를 따져 묻는다. 232쪽. 1만7000원.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

고예나 지음/위고

메트로신문사

"연애를 하기는커녕 일면식도 없던 외국인 둘이서 처음 만난 날 혼인 신고서에 서명을 했고, 사흘 후 합동결혼식을 통해 가정을 이뤘다. (중략) 엄마와 아빠의 결혼이 개인적으로도 이상한 선택이지만,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여겼다" 신붓감을 찾아 해외로 진출한 농촌 총각과 결혼 주선 단체를 통해 얼굴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해 낯선 타국으로 건너온 외국 여성. 두 사람의 아이는 어떤 어른으로 자라났을까. 책은 농촌의 국제결혼 가정에서 태어난 이주배경청년 고예나의 회고록이다.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의 생활양식을 따라 살면서 한국인이 다 됐다는 소리를 듣지만, 한국인은 아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152쪽. 1만5000원.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

송병기, 김호성 지음/프시케의숲

메트로신문사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죽음'은 안정과 편안함보다는 불안과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많은 이들이 무의미한 연명 의료와 급진적인 안락사 사이에서 길을 잃고 비틀거린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와 호스피스 의사 김호성은 책에서 호스피스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말기 돌봄과 죽음의 현실을 다각도로 짚는다. 두 사람은 공간, 음식, 말기 진단, 증상, 돌봄, 애도라는 6개의 키워드로 호스피스와 죽음이라는 주제를 치열하게 성찰한다. 환자를 '죽게 하지도, 죽게 내버려두지도 않겠다는 응답'으로서 호스피스의 실천들을 풍부한 맥락 아래 제시하며, 치료 중심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죽음의 대안을 모색하는 책. 408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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