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때 정상회담 조율·제재 틀 유지 두루 관여
"비핵화 원칙론자이면서도 정무감각·유연성 갖춰" 평가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키맨'으로 떠오른 알렉스 웡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보좌관 지명자에 한반도 주변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웡을 NSC 부보좌관으로 발탁했음을 알리는 성명에서 그가 집권 1기 때 국무부 대북 특별 부(副)대표를 맡은 사실을 거론하며 "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소개했다.
일단 웡 전 부대표를 발탁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집권 1기 때 3차례 만났던 트럼프 당선인이 또 한차례의 북미 정상외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인선으로 볼 여지가 있다.
웡 지명자는 트럼프 1기 때 북미 관계가 '강경 대치'에서 초유의 정상외교로 넘어가는 전환기였던 2017년 12월 국무부 대북 특별 부대표로 부임해 트럼프 당선인의 퇴임 직전까지 대북 외교 실무에 깊이 관여했다.
북미 정상외교뿐 아니라,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합의 도출 실패 이후 전개된 한반도 정세의 혼돈기에 대북 제재의 틀을 유지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한미간 대북 정책 조율을 위한 워킹그룹회의에서 미측 대표단을 이끌었던 그는 남북 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인 문재인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 지원 및 교류협력 드라이브를 거는 것을 견제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즉, 대북 협상과 제재, 양면에 모두 관여했던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웡에 대해 북한 비핵화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백악관의 대북 기조를 읽고, 그에 적극 부응하는 '정치적 감각'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1기 때 그의 상관이었던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대북 원칙론자'라면 '원칙론'과 '정치적 성향'을 겸비한 웡은 북한에 대해 비건보다 유연해 보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집권 2기에 북미 정상외교가 다시 시도될 경우 웡이 원칙과 유연성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은 채 대북 실무 협상에 임하느냐는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나 김 위원장 모두 또 한 번의 '노딜' 북미정상회담을 하기엔 정치적 리스크가 크기에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된다면 '톱다운'(하향식) 식이라 하더라도 1·2차 정상회담에 비해 준비 회담이 한층 실질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럴 경우 트럼프 2기 대북 키맨이 될 웡이 비핵화라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해가며 협상에 나설지 여부는 북미 관계뿐 아니라 한국의 안보에도 중요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여태까지 발표된 트럼프 2기 고위직 가운데 유일한 '한반도통'이라 할 웡 지명자가 전통적 한미동맹 중시론자라기보다는 미국에 적대적인 북한을 관리·통제하는 쪽에 특화된 경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대북 외교에 앞선 한미간 사전 조율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입법·사법·행정부와 민간 영역을 두루 섭렵한 웡의 '이력서'도 눈길을 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학부(영문학과 불어 전공)를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국무부에서뿐 아니라 톰 코튼 상원의원 외교정책 및 법률 고문, 밋 롬니 대선 캠프(2012년) 외교 및 법률정책 담당자 등을 맡아 정치권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또 변호사 자격 소지자로서 민간 로펌에서 근무한 경력과 함께,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 판사 밑에서 재판 연구원으로 몸담은 이력도 있다.
또 2021년 8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의 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정책 관련 총괄 임원(Head of public affairs)으로 일하기도 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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