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대교 앞에 과연 99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수 있을까. 부산시가 최근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 사업’ 대상지로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재건축 단지를 선정하면서 부동산업계 관심이 뜨겁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이 최고 99층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부동산업계 관심이 뜨겁다(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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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부담 급증 우려도
‘특별건축구역 제도’는 디자인이 혁신적인 건물을 지으면 용적률을 20% 높여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제도다. 99층은 서울 롯데월드타워(123층), 부산 해운대 엘시티(101층)에 이어 셋째로 높은 층고다. 재건축 아파트로만 한정하면 국내에서 가장 높은 단지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는 부산 랜드마크인 광안대교 바로 앞에 위치한 12층, 3,060가구 대단지다. 1979년 준공했다. 재건축 조합은 삼익비치 아파트를 최고 99층, 3,700여 가구로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을 부산시에 제출했다. 건축 디자인은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독일 베를린올림픽 벨로드롬 등을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맡았다.
수영구는 민락동부터 시작해 광안동, 남천동까지 해안가를 따라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부산 신흥 부촌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특히 삼익비치는 부산에서는 드물게 평지에 지어졌고 광안리 해변을 접한 입지라 ‘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덕분에 한동안 주춤했던 삼익비치 매매가는 다시 반등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익비치 전용 84㎡는 최근 11억 8,5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매매가가 9억 8,000만 원이었지만 2억 원 넘게 올랐다. 전용 148㎡도 올 5월 18억 3,000만 원에 팔렸는데, 최근 매매가가 22억 5,000만 원으로 뛰었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조합은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공사비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공사비는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50층 이상은 초고층 재건축으로 분류되는데, 층수가 높을수록 공사비도 급증한다. 업계는 90층 넘는 주상복합을 짓는 데 수조 원대 공사비가 들 것으로 예측한다. 기존 설계를 갖고도 건축비가 1조 4,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는데, 90층이 넘어갈 경우 공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늘어나는 공사비만큼 조합원 분담금도 치솟을 전망이다. 조합은 지난해 초 조합원을 대상으로 분양 신청을 받을 당시 추정 추가 분담금을 공개했다. 조합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신축된 전용 84㎡를 분양받으려면 6억 8,200만 원가량을 추가로 내야 한다. 당시에는 1 대 1 재건축에 가까웠는데, 99층으로 신축할 경우 일반분양이 늘지만 공사비 급증으로 추가 분담금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김경민 기자 Photo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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