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 슈퍼엔진 대표는 '퓨어모델 AI'를 개발하며 "웹툰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된 작업량과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퓨어모델 AI는 웹툰,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제작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간단한 러프 스케치만 입력하면 창작자의 그림체를 학습한 AI 모델이 디테일을 더하고 채색까지 완료해 준다. 일관성과 높은 완성도로 기성 작가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의 그림체를 학습한 전용 AI 어시스턴트로, 작업을 돕는 도구라는 설명이다. 또 원소스 멀티유즈(OSU) 즉, 하나의 콘텐츠 IP를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상품으로 재생산하기도 쉽다고 전했다.
슈퍼엔진 기술의 핵심으로는 작가 한명의 그림 데이터만 모델에 학습, 지속적인 미세조정으로 퀄리티를 높이는 것을 들었다. 이를 거치면 이미지 생성 AI에서 자주 오류가 등장하는 손과 귀의 형태도 안정적으로 생성된다는 설명이다.
보유한 모델 중에는 미세조정을 32차까지 거친 것도 있다. 이는 "작가가 가장 최상의 컨디션일 때의 높은 완성도까지 재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적인 웹툰 플랫폼에도 퓨어모델 AI를 활용한 작품이 연재되고 있지만, 독자들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하현웅 슈퍼엔진 부사장도 "연재가 길어지면 작가들이 건강을 해치거나 피로가 누적돼 작품 퀄리티가 낮아지는 경우가 있다"라며 "AI 어시가 있으면 장기 연재에도 일관된 퀄리티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40자 미만의 쉬운 프롬프트만으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눈코입 등 세부 묘사 없이 간단한 크로키 만으로 채색까지 완료된 완성작을 생성할 수 있다.
색상과 디자인을 여러 버전으로 재생성할 수도 있다. 이는 웹툰 기획 단계나 제품 제작 단계에서 유용하다. 여러 디자인을 비교하며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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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퓨어모델AI는 '만화 천국' 일본에서도 꽤 알려졌다. 올해 초 일본 만화가들의 최대 신년행사인 신춘회 초청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만화 그리스신화'로 유명한 작가 사토나카 마치코의 콘티로 컬러 리마스터링을 시연해 호평을 받았다. 또 40년 간 요리만화를 그려온 일본의 만화 거장 쿠라다 요시미의 그림체를 학습한 AI가 작가 특유의 수채화 같은 채색과 투명한 질감 표현까지 재현했다.
그 바람에 일본 NHK의 아침 경제 뉴스 프로그램 '오하비즈(おはBiz)에서 슈퍼엔진을 소개하기도 했다.
퓨어모델AI를 게임 마케팅에 사용한 사례(사진=슈퍼엔진) |
퓨어 AI의 또 다른 장점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슈퍼엔진에서 서비스 중인 방치형 RPG게임 '다그닥 기사단'에서도 아이템이나 배경 등 리소스 제작에 활용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와는 기술검증(PoC)단계에 있다.
더불어 작가들의 IP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2023년부터 주재걸 KAIST 교수연구팀과 협업해 표절검사용 도구 '벨리데이터(Validator)'를 개발했고, 퓨어모델AI에는 저작권 방어도구 '나이트셰이드(Nightshade)'를 적용했다.
밸리데이터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표절 체크 도구다. 원본 작품과 유사도를 체크하는 것으로 원작자의 허락 없이 학습한 생성 AI 이미지를 찾아낼 수 있다. 현재 학습용 이미지를 선별할 때 이미지 데이터가 원본인지 확인하는 데 적용하고 있으며, 별개 서비스로 출시 예정이다.
또 나이트세이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작권 도구지만, 생성 AI 이미지에 적용하면 형태가 일그러지거나 색상이 변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생성 결과물에는 여러 데이터가 섞여 있어 데이터 진폭이 커진다는 것이다. 반면, 한 작가의 그림체만 학습한 퓨어모델AI의 결과물에 이를 적용하면 변형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김 대표는 "퓨어모델AI에 학습하는 그림 데이터의 보안도 중요하지만, 생성된 이미지가 다른 AI 모델에 학습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정식 출시할 때는 보안과 UI를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슈퍼엔진이 이처럼 저작권 문제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무분별한 생성 AI 활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김 대표는 "AI는 효율적인 도구지만, 저작권 존중 없이 사용된다면 결국 창작자와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엔진은 허락받지 않은 IP를 무단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슈퍼엔진은 내년 상반기 퓨어모델AI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 웹툰 홍보를 위해 숏폼 영상 자동 생성 서비스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KAIST와 개발 중이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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