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세포치료 현실화 법개정' 국민청원
예산·법안문제로 치료 못받고 별된 아이들
서울대어린이병원만 한 해 100여 명 넘어
[서울=뉴시스]희귀안질환을 비롯해 백혈병·소아암 등 유전자 변이로 인한 다양한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관련 법 개정과 예산 지원을 호소하는 청원이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미지=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 캡처) 2024.11.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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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희귀안질환을 비롯해 백혈병·소아암 등 유전자 변이로 인한 다양한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관련 법 개정과 예산 지원을 호소하는 청원이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지난 19일 국회 전자청원에 올라온 '유전자 세포 치료 현실화를 위한 국회 법안 개정 요구에 관한 청원'은 23일 0시 기준 7928명의 동의를 얻었다.
자신을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희귀안질환 환아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 이모씨는 "유전자 세포 치료 우리 아이들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면서 "치료 기술이 있는데도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법안 때문에 치료도 못해보고 우리 아이들이 시력을 잃고, 세상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희귀병이라고 하는 만큼 현재 치료법이 없다고들 하지만 국내에도 유전자 세포 치료라는 치료 기술이 있다"면서 "유전자 세포 치료는 희귀안질환뿐 아니라 백혈병, 소아암 등 유전자 변이로 인한 다양한 희귀질환의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술이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예산과 법안 문제로 실현이 되지 못해 치료도 못해보고 우리 곁을 떠나 별이 된 아이들이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만 한 해 무려 백 여명이 넘는다"고 했다.
선천성 망막질환은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해 안구 적출의 위기로 내몰리고, 지속적인 수술 등으로 인해 첨단 기술이 접목된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어 조속한 유전자·세포 치료가 요구된다. 유일한 희망은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교정하고 손상된 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세포 치료제다.
국내 연구진은 소아 실명의 주원인인 선천성 망막 질환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유전자 교정 기술)을 3년 전 확보했다. 김정훈 서울대병원 소아안과 교수팀은 지난 2021년 동물 실험을 통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4세대 프라임 기술(DNA 이중가닥 중 한가닥을 잘라내 손상된 DNA를 대체할 다른 DNA로 변환하는 기술)'로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선천성 망막 질환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잘라내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교정 세포치료제‘를 위한 원천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치료제에 활용되는 체내 유전자 교정 약물 전달체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AVV)를 준비해 이르면 올해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2년 후 환아에게 투여한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과 까다로운 규제, 턱없이 부족한 예산 등에 가로 막혀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른 임상연구 또는 의약품에 따른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해당 치료법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가유전자세포치료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 확보와 임상 연구비 지원 등에 대한 법안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법안이 개정된다면 수 억 단위인 치료제 고비용의 문제를 없애고 많은 환아들에게는 임상 치료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국내 연구진이 소아 실명의 주원인인 선천망막질환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유전자 교정 기술)을 3년 전 확보했지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과 까다로운 규제, 턱없이 부족한 예산 등에 가로 막혀 임상 시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희귀난치성 안질환 환아. (사진= 소아희귀난치안과질환협회 제공) 2024.11.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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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임상연구(연구자 주도 임상)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된 경우 세포·유전자 치료, 줄기세포와 같은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아희귀난치안과질환협회는 첨생법 개정안 내 '국가유전자세포치료센터 설립과 필요한 예산 확보의 근거를 명시하는 조항'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체내에 유전자 교정 약물과 유전자 가위를 돌연변이가 있는 유전자 서열까지 운송하려면 유전자 전달체인 '바이러스 벡터'가 필요하다. 국내에는 임상 시험에 필요한 인체용 바이러스벡터를 생산할 수 있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이 없어 개발비는 미국의 인체용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갖춘 위탁개발생산(CDMO)업체가 '부르는 게 값'이다. 개발비는 25억 원에서 5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가유전자세포치료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 확보하려면 예산 편성권을 쥔 기획재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수불가결하다.
이씨는 "내 아이가 시력을 잃어간다는 걸 알고는 지켜볼 수 만은 없다"면서 "밝은 세상, 예쁜 세상 오래도록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제발 청원이 통과돼 유전자 세포 치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소아암, 소아백혈병, 희귀안질환 아이들에게 국가가 희망을 주길 바란다"면서 "아이들에게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는 희망을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30일 내인 내달 19일까지 국민 5만 명의 동의를 얻게 되면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넘겨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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