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국제 카카오값 급등 여파
높은 가격 이어질 전망, 과자 기업 울상
해태제과가 12월 1일부터 포키, 홈런볼 등 제품 10종의 가격을 평균 8.59%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포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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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가 12월 1일부터 홈런볼, 자유시간, 포키 등 제품 10종의 가격을 평균 8.59%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홈런볼(46g), 포키(46g)를 보면 소비자 가격이 1,700원에서 1,900원으로 오른다. 자유시간(36g), 오예스(360g)도 각각 1,000원에서 1,200원, 6,000원에서 6,600원으로 비싸진다.
가격 인상 제품은 모두 초콜릿 함량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초콜릿 원재료인 국제 카카오 가격이 지난해부터 뛰기 시작하면서, 제품값 상승을 압박했다. 카카오 가격 상승은 전체 생산량의 75%를 맡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 국가의 작황 부진에서 비롯한다.
서아프리카에 폭우, 가뭄, 감염병이 겹치면서 카카오 생산량이 급감했고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만 해도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에서 톤(t)당 2,000달러대에 거래된 카카오 선물(先物) 가격은 올해 4월 1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8,600달러 정도다. 이상기후가 먹거리 가격을 높이는 '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이다.
카카오 작황이 나빠지면서 초콜릿 과자 값이 오르는 상황은 업계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앞서 6월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가나 초콜릿 등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이마트도 자체상품(PB)을 앞세운 노브랜드의 다크·밀크초콜릿(90g) 가격을 최근 980원에서 1,280원으로 높였다.
카카오 소비가 많은 기업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울상이다. 새 카카오 나무가 수확하기 적당한 수준으로 자라려면 5~7년 정도 걸려 당분간 가격이 떨어지기 어려워서다. 치솟는 카카오 가격에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아프리카 가나를 찾아 원료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기부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제품 값을 올리거나, 초콜릿을 덜 넣어 제품 값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카카오 가격 급등과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 상승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불가피하게 일부 초콜릿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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