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데다 매출액총이익률이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2.5% 하락했다.
엔비디아 분기 매출 추이/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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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순익-매출 2배가량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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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후에 지난 8~10월 분기 순이익이 193억1000만달러, 주당 78센트로 전년 동기 92억40000만달러, 주당 37센트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81센트로 집계됐다. 이는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75센트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0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31억7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2024 회계연도 4분기(2023년 11월~2024년 1월)에 265%로 정점을 찍고 2025 회계연도 1분기에 262%, 2분기에 122%로 계속 둔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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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가이던스, 위스퍼 넘버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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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올 11월~내년 1월 분기 매출액에 대해서는 375억달러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2%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보다 약 70% 많은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71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올 11월~내년 1월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의 시장 컨센서스 상회 폭은 4억달러로 2023년 2~4월 분기 때 매출액 가이던스가 시장 컨센서스를 2억달러 넘어선 이후 가장 낮았다.
이번 분기에 대한 매출액 가이던스는 미즈호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조던 클라인이 추정한 위스퍼 넘버(whisper numbers) 390억~400억달러를 밑도는 것이기도 하다. 위스퍼 넘버는 애널리스트들과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 공유되는 비공식적인 기대치를 말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블랙웰 칩을 선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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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총이익률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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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매출액총이익률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지난 8~10월 분기 GAAP(일반회계원칙) 기준 매출액총이익률은 74.6%로 전 분기 75.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74.0%에 비해서는 올라간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때 올 8~10월 분기 매출액총이익률이 75%가량 되고 올 11월~내년 1월 분기에는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엔비디아는 올 11월~내년 1분기 매출액총이익률을 73%로 예상했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한 애널리스트는 내년 2~4월 분기에 새로운 블랙웰 제품군의 매출액이 호퍼 제품군을 앞서는 전환이 발생할 것인지, 이 결과 내년 2~4월 분기에 매출액총이익률이 가장 심각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렇다"고 답하며 "그 이후부터는 매출액총이익률이 반등하기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는 70%대 중반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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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매출, 2배 이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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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에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307억7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2%,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88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매출액의 절반 가량은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차지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액에는 반도체가 아닌 네트워킹 부품 31억달러가 포함됐다.
엔비디아의 CFO인 크레스는 "거대언어모델의 훈련과 추론에 사용되는 호퍼 컴퓨팅 플랫폼에 대한 수요와 추천 엔진,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이 강력한 전년 동기 대비 및 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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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웰 수요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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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는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며 블랙웰이 현재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회계연도 3분기(지난 8~10월)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비롯한 고객들에게 1만3000개의 블랙웰 GPU(그래픽 처리장치) 샘플이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고객들의 엄청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모든 고객이 (블랙웰 시스템을) 가장 먼저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블랙웰은 모든 주요 파트너사의 손에 들어갔으며 파트너사들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서에서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초 모델 제작자들이 사전 학습, 사후 학습 및 추론을 확장함에 따라 호퍼에 대한 수요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놀라울 정도"라고 밝혔다.
또 "이번 분기에 블랙웰을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배송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개월 엔디비아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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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블랙웰 모두 공급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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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는 올 11월~1월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 375억달러 안에는 호퍼 칩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와 블랙웰 초기 생산량이 포함됐다며 이 기간 동안 블랙웰 매출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기간 동안 매출액총이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블랙웰 생산이 확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크레스는 "호퍼와 블랙웰 시스템은 확실히 공급 제약을 겪고 있고 블랙웰은 2026 회계연도 몇 분기 동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앱터스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데이비드 바그너는 이메일 논평을 통해 "시장은 호퍼와 블랙웰을 제조하는데 있어서 공급 제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호퍼와 블랙웰에 대한) 주문량이 괜찮아 보인다고 해도 공급 제약은 시장에 좋게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실적에 전반적으로 문제는 없기 때문에 주가 하락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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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업부 매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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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10월 분기에 데이터센터 외에 엔비디아의 다른 사업부 매출액도 일제히 증가했다.
이 기간에 엔비디아의 게이밍 매출액은 3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자동차 매출액은 4억4900만달러로 72% 증가했다. 전문 시각화 매출액은 4억8600만달러로 17% 늘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 동안 총 112억달러를 주주 환원에 썼다. 110억달러로 자사주를 매입했고 2억4500만달러는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정규거래에서 0.8% 하락한 145.89달러로 마감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2.5% 추가로 떨어졌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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