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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백악관 가상자산 전담직 검토에… ‘꿈의 10만弗’ 향해 진격 [비트코인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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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권 인수팀, 전담 직위 후보들 검증

트럼프 ‘친코인 정책’ 대한 기대 현실화

비트코인 9만7000달러 넘어 급등세

국내 ‘김치프리미엄’도 플러스로 전환

전문가 “투자자산 영역으로 자리 잡아

韓 규제에만 집중 정책적 대응 뒤처져”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의 고공행진이 멈출 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코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내각 구성 과정에서 현실화되자 비트코인 상승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으로 자리를 잡으며 미국보다 한층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21일 오후 7시7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7532.64달러(약 1억366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9만40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들어 9만5000달러와 9만6000달러를 거침없이 돌파했다. 상승세가 워낙 가팔라 오랫동안 ‘꿈의 가격’으로 꼽혀왔던 10만달러 고지도 조만간 등극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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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고가 경신 21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1억377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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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2기를 준비하는 미국 정권 인수팀에서 들려온 희소식이 비트코인 급등세를 자극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수팀은 백악관에 가상자산 정책을 전담하는 자리를 신설할지에 대해 디지털 자산업계와 대화하고 있으며 현재 해당 직위를 맡을 후보들을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직위 신설이 기정사실화되는 그림이다.

백악관에 가상자산을 전담하는 자리를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닿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주장해왔는데 해당 직위가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자리가 백악관 고위 참모직이나 범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일명 ‘가상자산 차르’가 될지는 불확실하다. 소수의 참모를 이끌며 의회, 백악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관계 부처 간 연락을 담당하는 역할이 논의됐다고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유세 기간 동안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 이는 비트코인 시장 활성화 기대감으로 연결돼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시장이 요동쳤다. 지난 7월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시도에서 살아나며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5만달러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6만달러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달 초 대선 승리 뒤에는 그야말로 거침없는 상승세다.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40%가량이나 상승한 상태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은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36분 1억377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오후 4시 기준 1억3688만원에 거래됐다. 국내외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1%를 기록했다. 국내 비트코인이 해외보다 1% 더 비싸다는 얘기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김치프리미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국내 수요가 살아나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의 영역으로 온전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출시된 데 이어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인 블랙록의 ‘아이쉐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를 기반으로 한 옵션 상품이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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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IBIT 옵션은 출시 첫날 수억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다”며 “옵션 비중도 (가격상승을 예상한) 콜옵션에 크게 치우쳐져 있어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량의 22% 이상이 12월~내년 1월 만기에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넘는 것에 베팅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와 기관 투자 등이 막혀 투자자들의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국내 가상자산 정책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를 이달 출범하고 관련 논의에 나섰지만 이해상충 우려에 업계 관계자들이 배제됐다. 산업진흥보다 규제에 방점이 찍혔다는 우려가 있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기관 투자 확대와 미국 주정부의 비트코인 비축 법안은 비트코인의 신뢰도를 높이고 금과 같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받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향후 글로벌 금융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제도적 논의가 세금 부과에만 집중돼 정책적 대응이 더딘 상황”이라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필웅·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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