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다시 맞는 트럼프 시대…"美와는 협상하고 유사국들과 협력 강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 개최

미 대선 이후 경제·지정학전 변화 분석 및 전망

트럼프 2기, 인플레 재점화·국제협력 후퇴 등 우려

불확실성 크지만 장기적으로 韓경제 기회될수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트럼프 2기’를 맞아 우리나라의 수출과 내수 모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회 요인을 찾아 장기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내세웠던 친기업 감세와 보편 관세 부과 등의 주요 공약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데일리

신성환 금통위원이 21일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 공동 주최 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세션1의 좌장을 맡아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 공동 주최 국제금융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트럼프는 ‘제로섬’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고 진단했다. 스티글리츠 석좌 교수는 “트럼프는 어느 나라가 성장을 하면 분명히 미국이 희생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 냉전 구도가 심화되고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거래 위주의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관리하기 쉽다. 이익이 되는지 여부만 보기 때문에 언제나 협상과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첫 번째 세션 ‘미 대선 이후의 세계경제 및 지정학적 변화와 전망’의 좌장을 맡은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낙관주의자는 항상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항상 어려운 측면만 본다”면서, 트럼프 재집권을 앞두고 많은 위기 요인들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시각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환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분야에선 역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트럼프 2기 이후까지를 고려한 장기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미국은 국내에 효과적인 제조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해서 대부분의 부품을 한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데, 이를 내재화하려고 해도 공장만 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숙련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와 입장이 유사하고 기술력 가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경제 안보가 강화되고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부정적인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한일 간 협력을 강화하면 이런 추세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CPTTP(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과 같은 역내 무역협정을 통해 공동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또 “냉전 시대 유산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주요 7개국(G7)에 한국, 호주, 인도 등이 편입돼야 한다”면서 “트럼프 2기 이후에도 또 다른 역풍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2028년 이후까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철 원장은 “환경론자들에게는 부정적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세계 에너지 가격 안정에는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위기 확산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어 향후 이 영향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공약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무역적자는 확대될 것”이라며 “금리도 높아지면서 고금리 때문에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고 투자는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일관성이 없고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어떻게 전개될지 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