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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직무 정지’ 무시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진천선수촌서 업무 강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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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진은 지난 13일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회의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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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채용 비리부터 물품 후원 강요, 후원 물품 사적 사용 등 비위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사무실에 출근하고,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까지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체부의 직무 정지 조치를 무시한 것이어서 ‘규정 위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2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13층에 있는 집무실로 출근했다. 체육회 노조는 이 회장이 출근하자 30여 명이 모여 규탄 시위를 진행했지만, 이 회장은 자신의 집무실로 곧바로 들어가 업무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IOC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집무실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IOC 지원 파트에서 이 같은 논란을 염두에 두고 올림픽회관 대신 서울올림픽파크텔로 장소를 옮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회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직무 정지 조치에도 이 회장의 ‘업무 강행’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이날 오후 이 회장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방문해 내년 2월 예정된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AG) 관련 추진 현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천선수촌에서 근무하는 체육회 노조 조합원들도 이 회장에게 항의했다. 체육회 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해 “이 회장이 직무 정지 상태임에도 출근을 강행한 처사를 지켜보며 다시금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국회 출석 의무 회피 등을 위해 국내외로 도피성 출장을 다니며 오랜만에 마주친 직원들을 향해 일언반구의 변명이나 사과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 통보를 받았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직원 부정 채용과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 회장은 조만간 향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 회장은 3선 연임 도전을 위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상태다. 이로써 이 회장은 내년 1월 14일 예정된 제42대 체육회장 선거 출마가 가능해졌다. 다만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선거 관련 규정에 따라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오는 29일까지 회장직 사직서를 제출해야 한다.

민영빈 기자(0emp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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