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요원들의 기습 방문에 A씨는 문을 열지 않고 버텼고 특수장비를 사용해 문을 열고 요원들이 들어서자 식칼을 휘두르며 저항했다. 국세청은 A씨 집을 수색해 미술품과 명품 핸드백 18점 등 모두 6억원어치를 징수했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21일 세종시 국세청 청사에서 진행한 '비양심 고액 체납자 재산 추적 결과' 브리핑에서 "납부 능력이 충분한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 고액 체납자 696명을 포함해 올해 재산 추적 조사로 총 2조5000억원을 징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추가 징수가 이뤄질 경우 올해 재산 추적 징수 액수는 역대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고액 체납자의 탈세 방식은 다양했다. 부동산 분양업체 대표 B씨는 회사가 5억원 규모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아 제2차 납세의무자 신분이 된 상황에서 강원랜드를 찾아 슬롯머신 게임을 하다 수억 원의 당첨금을 획득했다. 체납액을 상환하기에 충분한 액수였지만 당첨금을 수표로 수령해 보관하며 납부를 회피하다 적발됐다.
비뇨기과 의사 C씨는 종합소득세를 과소 신고해 세금 수십억 원이 체납된 상황이었는데 배우자 명의로 홍콩 소재 보험사의 생명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수억 원을 납입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했다.
또 토지를 매각하고 2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은 92세 노인의 집을 수색한 결과 김치통에서 현금 2억원이 나오고 골드바 등 현금성자산 9억원어치가 추가로 발견됐다. 또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들도 적잖았다. 국세청은 "자산가·고소득자의 탈세를 뿌리 뽑기 위해선 주변인의 신고가 큰 도움이 된다"며 "징수 금액의 약 20%가 포상금으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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