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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매경춘추] 중국의 에너지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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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필자가 사는 상하이에는 최근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했다.

상장회사 융안싱이 푸둥신구 린장에 수소 공유 자전거 1500대를 시범운영 중이다. 수소 트럭, 버스, 승용차에 수소 공유 자전거까지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석유, 중국석화, 중국해양석유 3대 국유기업이 수소에 엄청난 투자를 한다. 특히 중국석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소 충전소를 가지고, 중국 수소 공급량의 40%를 담당한다. 전기차도 말이 많은데 수소차까지 미는 것은 또 하나의 자원 낭비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이 역시도 에너지 전략이다.

"매년 소비하는 석유 7억t의 70% 이상을 수입하는데, 70%가 말라카 해협을 거치고, 그 70%는 자동차에 쓰인다"는 BYD 창립자 왕촨푸가 말한 이 네 개의 '7'은 중국이 처한 현실과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말해준다.

중국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석유를 들여오는 길목인 말라카 해협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공동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미국이 언제든 막을 수 있다.

2023년 4월 이란에서 중국으로 가던 15만t급 유조선이 억류된 이후 중국은 더욱 말라카 해협을 피하려고 고심 중이다.

방법은 국내 생산 증가와 새로운 운송 경로 확보 두 가지뿐이다.

중국 국내의 석유 산지는 꽤 많다. 간쑤성 위먼, 헤이룽장성 다칭, 산둥성 둥잉, 신장성 커라마이가 있지만, 가장 큰 석유 생산지는 베이징 바로 옆 톈진의 다강 유전과 보하이 유전이다.

특히 3400만t의 원유를 생산하는 보하이는 신장성의 전체 생산량보다 많고, 육지 원유 매장량은 38억t, 해양 원유 매장량은 250억t에 달한다.

2023년 중국의 해양 원유 생산량은 6200만t으로 전년 대비 340만t 늘어나는 등 장기적으로 해양 원유가 4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산둥성 둥잉 등 중국의 셰일석유 총매장량은 44억t으로 세계 3위 수준인데, 채굴량은 2008년 47만t에서 2023년 400만t으로 9배 늘었다.

중국의 석유 수입 5대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앙골라, 이란, 러시아, 수단이다. 러시아 외에는 다 말라카 해협을 거치다 보니 러시아 비중을 계속 늘려와서 지금은 19%에 달한다. 나머지 4개국 원유 수입을 위해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는 두 개의 새 길을 열고 있다. 첫 번째 길은 인도양, 벵골만의 바닷길을 지나 미얀마에서 송유관을 통해 771㎞ 떨어진 중국 서남부 윈난성으로 나르는 것이다. 2017년 5월부터 가동된 '중국~미얀마 송유관'은 중국의 세 번째 대륙 에너지 수입 통로다.

두 번째 루트는 관계가 좋은 파키스탄 항구도시 과다르로 원유를 운송해 '중·파 경제 회랑'을 통해 3000㎞ 떨어진 중국 서북부 신장성으로 가는 험한 고산길이다. 시공의 난도와 유지 비용이 높은 단점이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이 아마도 그런 논쟁을 말끔히 정리해준 것 같다.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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