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면 매듭 짓겠다" 호치스타인 특사 텔아비브행…레바논, 이스라엘 즉시 철군 강조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레바논 특사를 맡은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왼쪽)이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과 회담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 헤즈볼라 휴전 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레바논을 찾은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할 수 있으면 매듭을 지으려 한다"는 말을 남기고 이스라엘로 떠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직 인수팀까지 참여했다는 이번 협상을 통해 휴전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친헤즈볼라 성향 레바논 매체 알아크바르에 따르면 호치스타인 고문은 전날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과 두 번에 걸쳐 회담한 뒤 텔아비브로 향했다.
알아크바르 보도에 따르면 회담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으며, 트럼프 인수팀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담 종료 직후 호치스타인 고문은 "(협상에) 추가 진전이 있었다"며 "할 수 있다면 매듭을 지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 "자세한 협상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한걸음씩 나아갈 것"이라며 "레바논, 이스라엘 양측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알아크바르는 익명 소식통을 통해 협상안 초안 작성 과정을 전해들었다면서, 레바논 정부가 이스라엘 철군과 자국민 포로, 전사자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알아크바르는 호치스타인 고문이 레바논 측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고도 했다. 휴전이 성사되려면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토에서 즉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는 것.
헤즈볼라는 이번 협상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호치스타인 고문과 합의한 것 이상으로 양보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중동 매체 아샤크 알아사와트에 따르면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같은날 TV 연설에서 베리 의장을 통해 헤즈볼라 측 요구를 호치스타인 특사에게 전달했다면서 "협상은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휴전이 성사되면 레바논 재건을 위해 2년간 공석인 대통령 직을 채울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유사 시 자국민 보호를 위해 행동할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합의문에 '행동의 자유'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선제공격권을 보장받겠다는 취지인데, 헤즈볼라는 반대한다.
앞서 알아크바르는 휴전이 성사된다면 국제사회가 헤즈볼라를 무장해제 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협정을 깨고 군사행동을 재개하더라도 대응 수단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정규군은 서방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대응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논리다.
레바논 측은 이스라엘이 협정을 미이행하거나 아예 위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엔(UN·국제연합)이 설정한 비무장지대 요충지에 이스라엘이 소수 병력을 잔류시켜 완충지대를 자기 영토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휴전 협정을 깨고 군사행동을 재개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알아크바르는 이스라엘의 협정 위반 시 레바논이 국제사회에 어떤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면 휴전 협상이 좌초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