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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게임 이용자 단체는 왜 국내 게임 4사를 신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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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구글과 게임4사 인앱결제 관련 리베이트, 수익화 특혜지원 등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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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넷마블·펄어비스·컴투스 등 국내 게임사 4곳이 구글의 인앱결제(자사 결제 시스템) 관련 불공정 행위에 협력했다며 게임 이용자 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한국게임소비자협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4개 게임사가 구글의 앱 장터 플레이스토어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대가를 지급받아 불공정 행위에 가담했다”며 구글과 4개 게임사를 공정위에 신고한다고 밝혔다.

게임이용자협회 등은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제출된 구글 내부 문서 등을 근거로 4개 게임사가 2019년 8월쯤 구글의 조건부 지원 전략인 ‘프로젝트 허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플레이스토어 출시로 얻는 혜택에는 인앱결제 수수료 일부를 돌려주는 현금성 지원과 앱 장터 첫 화면 상단 노출, 마케팅 지원이 포함됐다. 국내외 대형 개발사 20곳이 프로젝트 허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구글 내부 문서에 나온 각사 지원 규모를 바탕으로 4개 게임사가 구글로부터 총 5억6400만달러의 경제적 혜택을 봤다고 추산했다. 문서가 작성된 2019년 8월8일 기준 환율(달러당 1214.5원)을 적용하면 약 6850억원 규모다. 이 같은 방식으로 4개 게임사가 구글이 최대 30%에 달하는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는 게 신고 단체들의 주장이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구글에게 선택받은 4개 게임사만 실질적으로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메인 페이지에 광고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은 다른 게임사가 현실적으로 따라잡기 어려운 이점”이라며 “그 자체로 게임사 간 공정한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개 게임사가 2018년 진행된 공정위 조사를 통해 구글의 조건부 지원이 위법이라는 점을 알고도 구글에 협력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공정위는 구글이 2016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국내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를 견제하기 위해 독점 출시를 조건으로 게임사들에 각종 지원을 제공했다며 지난해 4월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했다.

미국 법원은 에픽게임즈와 구글의 소송에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가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배심 평결을 확정했다. 법원은 구글에 자사 앱 장터에 독점적으로 또는 가장 먼저 출시하도록 대가를 제공해선 안 된다고 명령했다. 하지만 명령은 각국 주권을 고려해 미국에서만 적용토록 했다. 게임이용자협회 등은 “공정위는 구글과 담합해 대가를 수령한 또 다른 국내 게임사가 존재하는지 철저히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임사들은 불공정 행위를 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리베이트를 받거나 불공정 담합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펄어비스도 “타 앱마켓 출시 제한을 하거나 담합 등 불공정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컴투스 역시 “타 앱마켓 출시 제한 등의 불공정 행위와 이에 대한 대가를 받은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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