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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세계 석유화학 기업 5곳, 5년간 없앤 플라스틱보다 천배 많이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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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9월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 샌프란시스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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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석유화학 기업 5곳이 지난 5년 동안 생산한 플라스틱 폐기물 무게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순환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세웠던 5년 전 목표의 약 9배, 무게는 1천배 이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완벽한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린피스와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맥킨지의 분석을 토대로 ‘플라스틱 폐기물 근절을 위한 연합’(AEPW·The Alliance to End Plastic Waste) 소속 화학 기업 다우, 석유 기업 엑손 모빌·쉘·토탈에너지·쉐브론필립스(쉐브론과 필립스의 합작회사) 5개 회사가 5년 동안 생산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의 양이 1억3200만톤이었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반면 2019년 이후 5년 동안 수거 또는 재활용을 통해 없애겠다고 목표했던 플라스틱 폐기물은 1500만톤이었다. 생산한 플라스틱의 양이 폐기한 플라스틱의 양보다 약 9배 많았다. 기계적 또는 화학적 재활용, 연료화 등 재활용한 폐플라스틱양의 무게(11만8500톤)와 신규 생산한 플라스틱의 무게를 비교하자 1000배 차이가 났다. 더욱이 지난해 초 1500만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등으로 ‘처리’하겠다는 이 단체의 목표조차 “도전적”이라는 이유로 조용히 폐기됐다. 가디언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두가지 플라스틱 원료이며 이 통계에는 다른 플라스틱이 포함되지 않아서 (폐기물양은) 실제 폐기물의 양은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데이터는 한국 부산에서 25일부터 1일까지 열리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를 앞두고 처음으로 공개됐다. 윌 맥컬럼 그린피스 영국지부 공동 대표이사는 “그들이 홍보하는 재활용 계획은 생산해내는 플라스틱 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며 “그들은 물을 티스푼으로 떠올리려고 하면서 수도꼭지를 틀어 집에 물이 넘치게 두고 있다. 유일한 해결책은 처음부터 생산되는 플라스틱 양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빌 맥키번 미국 환경운동가이자 작가는 “이보다 그린워싱의 더 명확한 예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근절 연합은 그린워싱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 단체의 대변인은 가디언에 “이 단체는 플라스틱 폐기물 관련 해결책을 제공하는 많은 이해관계자 중 하나”라며 “우리의 임무는 수거, 분류, 재활용을 지원하고 순환 경제를 촉진하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손 모빌도 성명을 내 “플라스틱이 문제가 아니고 플라스틱 폐기물이 문제”라고 답했다. 쉘과 토탈에너지, 다우와 쉐브론 필립스는 답이 없었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계는 국제 회의를 앞두고 플라스틱 생산 감축 계획이 조약에 포함되지 않도록 로비를 펼쳐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다.



유엔 통계를 보면, 2000년부터 2019년 사이 전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두 배로 늘어나 4억6천만톤에 달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2000년 1억5600만톤에서 2019년 3억5300만톤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그중 9%만이 궁극적으로 재활용되었다고 집계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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