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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기자 질문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는 용산···“왕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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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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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나온 기자 질문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언론계의 비판이 거세다. 홍 수석은 사과했지만, 대통령실의 부적절한 언론관이 드러났다는 지적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언론노조는 21일 성명에서 “무례한 건 언론과 국민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이라며 “(홍 수석의 발언은)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복인 대통령을 만인지상인 왕으로 모시라는 시대착오적 발언”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가 던진 질문을 두고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기자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회견을 지켜보는 국민이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며 “이에 대해 보충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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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호 대톨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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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되자 홍 수석은 이날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언론노조는 “윤석열 왕정이라도 만들 태세로 질문을 봉쇄하겠다는 이 정권의 한심한 작태”라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권은 주권자인 국민의 감시와 비판, 국민의 대리인인 언론의 질문을 수용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당사자인 박 기자도 이날 기자협회보 인터뷰에서 “(홍 수석의 발언은) 전반적인 대통령실의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인 사과야 받아들일 수 있지만, 대통령실 전반이 가진 언론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지 않나”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언론의 비판·견제에 과도하고 부적절한 대응을 한 건 처음이 아니다.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은 지난해 3월 기자들과 오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결국 사퇴했다. 최근에는 CBS 기자가 윤 대통령의 골프 라운지 현장을 취재하려고 골프장 밖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경호처에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되는 일도 일어났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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