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원’ 핑계로 우호지분 확보 꼼수 꾀할 수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HL홀딩스가 자사주를 공익재단에 무상으로 출연하기로 한 결정이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2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HL홀딩스 자사주 재단출연 일반주주 이익 침해한다’라는 논평을 내고 “주주 승인 없이 자사주를 무상 출연하는 행위는 사실상 공짜 신주 발행”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HL홀딩스가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해 자사주 47만193주(11월 8일 종가 기준 약 163억원)를 무상 증여하겠다고 공시하자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무상으로 경영권 방어를 강화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재단 법인을 통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건 칭찬받을 일이지만 상장사의 자금이 아닌 창업 패밀리의 자금을 활용해야 한다”며 “안건에 대해 찬성한 4명의 HL홀딩스 사외이사들에게 선관주의 입장에서 일반주주 이익 침해 여부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나 국회에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담긴 “이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환경과 사회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문구를 악용할 수 있는 사례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일부 상장사들이 ‘사회 환원’이라는 명분에 따라 재단에 자사주 무상증여라는 방법을 통해 우호지분 확보를 꾀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거버넌스포럼은 HL홀딩스 이사회에게 정부의 밸류업 기조와 주주중심 경영이라는 대의를 고려해 3가지 제언을 전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우선 이사회를 다시 개최해 재단 무상 출연 결정을 철회하거나, 차선으로 재단 정관에 의결권을 영구히 행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을 것을 제안했다.
또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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