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하던 모습. /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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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부관리업체 베어 보타닉스(Bare Botanics)의 창업자인 제이슨 주노드는 미국 대선이 치러졌던 지난 5일 밤, 중국에 있는 피부관리 회사의 공급업체에 연락해 약 5만 달러(약 7000만 원)를 내고 1년 치 재고를 주문했다. 주노드는 가용할 수 있는 자본력을 총동원해, 재고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에 맞춰 주문했다. 이에 약 3만 개의 보디 브러시와 각질 제거 장갑이 트럼프 취임(내년 1월 20일) 전에 위스콘신 매디슨에 있는 베어 보타닉스 창고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자 내놓은 복안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천연석 및 도자기 도매업체 스톤 블루어리(Stone Fleury) 역시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에 앞서 중국산 천연석을 확보하기 위해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를 마련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산 천연석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리아 다크 플러리 스톤 블루어리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임기인) 4년을 버틸 만큼의 돈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트럼프 1기였던 2018년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시작했을 때 미국 기업은 고율 관세가 시행되기 전 수입을 늘리기 위해 서둘렀다. 그 결과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는 분)는 2018년에 증가했고, 2019년에는 감소한 바 있다. 올해도 이미 대선 전인 지난달부터 중국으로부터의 수출은 급증한 상태다. 대선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적이 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처럼 재고를 늘리면서 대응하는 것은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할 뿐이다. 자본력이 풍부한 기업은 제조시설 자체를 중국 이외의 장소로 옮기는 전략을 택한다. WSJ는 “많은 기업이 중국에 있던 제조시설을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의 69%는 중국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2년 실시한 조사 당시 응답(55%)보다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론도 존재한다. 여러 기업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 인도, 캄보디아 등을 찾고 있지만, 중국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WSJ는 “중국은 서방 기업이 사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인프라, 거래 채널 등을 갖췄지만 다른 나라는 이런 시스템이 개발 중”이라며 “여기다 다른 나라에 있는 제조업체가 중국 공급업체의 저렴한 가격을 따라잡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정미하 기자(viv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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