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운반책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 상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초콜릿 포장으로 위장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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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대 외국인을 이른바 ‘마약 지게꾼’으로 활용하는 등 해외 3개국과 연계해 대규모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나이지리아 마약조직 총책의 실체가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두고 국내에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해외 마약 총책 ㄱ(57·나이지리아 국적)씨 등 18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중 밀수·판매자는 11명이고 매수·투약자는 6명이다. 다만 총책 ㄱ씨는 붙잡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ㄱ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한 상태로, 나이지리아 마약단속청 당국자에게도 검거를 요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총책 ㄱ씨는 나이지리아에 있으면서 해외 메신저를 이용해 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캐나다 조직원 또는 마약상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진행 상황을 세세히 확인하며 국내 마약류 밀반입 범죄를 주도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과거 7년간 국내 거주하며 대마를 판매하다 추방된 전력이 있어 국내 사정에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2021∼2023년 발생한 3건의 필로폰·대마 밀수 사건 등도 ㄱ씨의 지시하에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은 고령의 외국인을 마약 운반책, 이른바 ‘지게꾼’으로 활용했다. 온라인에서 접촉한 노인들에게 “한국에서 대출이나 투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유인한 뒤, “국내 관계자에게 선물을 전달해 달라”며 마약류를 운반하도록 하는 식이다.
62살 스웨덴 국적 운반책은 ‘복권 당첨금 수령’을 목적으로, 78살 캐나다 국적 운반책은 ‘투자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71살 남아공 국적 운반책은 ‘유엔(UN) 후원금 관련 계약’을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했다고 진술했는데, 실제로는 은닉된 물건을 전달하는 일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외국인 운반책 등으로부터 20만명이 동시 투약이 가능한 시가 200억원 상당의 필로폰 6.15㎏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연계된 국내 마약상, ㄱ씨의 국내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ㄱ씨를 포함한 나이지리아인 7명을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로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해외 3개국과 연계한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 구조와 유통 과정. 서울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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