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 CJ제일제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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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이 8000억원을 들여 유럽과 미국에 식품 생산공장을 짓는다. 성장성 높은 글로벌 식품사업에 힘을 싣고,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1000억원이 들어가는 헝가리 신공장은 수도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부지를 확정짓고 설계에 들어갔다.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한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해 유럽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바 있지만, 직접 유럽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헝가리 신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사업 대형화를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중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7000억원을 들여 ‘북미 아시안푸드 신공장’을 짓는다. 2027년 완공되면 찐만두와 에그롤 생산라인,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이 될 전망이다. 사우스다코타 신공장을 통해 비비고의 미국 만두 소매시장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회사 쪽은 밝혔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 만두 시장 42%를 점유하고 있다. 올해 매출 성장률도 33%로 미국 만두 시장 전체 성장률(1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해외 식품 생산기지 현황. CJ제일제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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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규모 투자계획은 CJ제일제당이 본업인 식품사업, 특히 그중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식품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원으로 4년간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해외 식품사업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미국과 최근 매출이 급성장 중인 유럽에서 생산역량을 끌어올려 미래 수요 성장에 대비하려 한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사업부 매각이 성사될 시 약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매각 대금을 해외 식품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이 자체 생산공장이 20개에 달하는 미국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대비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향후 무역장벽을 높이면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키워야 관세 부담에서 자유로워지고 물류비 등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수입품에 최고 20%의 보편관세를 도입하는 등 관세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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