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룰라 20일 정상회담
개발 및 무역 37건 협정 체결
브라질은 농산물 수출 확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브라질의 대통령 관저 아우보라다궁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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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브라질이 무역과 농업,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스타링크’가 장악한 브라질 위성통신 시장에 중국 업체가 진출하기로 한 게 눈길을 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아우보라다궁에서 정상회담 갖고 양국 수교 50주년을 축하했으며 37건의 무역 및 개발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고 신화·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두 나라를 황금의 파트너로 만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양자 관계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이뤄졌다.
룰라 대통령은 기마 경비병과 군악대가 참석한 환영행사를 열고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시 주석을 맞았다. 브라질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 집무실인 플라날투궁이 아니라 관저인 아우보라다궁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브라질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1570억달러(약 219조5000억원)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주로 콩을 비롯한 농산물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중국은 브라질에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의약품 등을 수출한다.
양국이 체결한 37건의 협정에는 농업, 산업, 과학 및 기술, 건강, 에너지, 문화 및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돼 있다. 두 정상은 다양한 분야 협력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과 브라질의 여러 개발 사업을 연계하기로 했다.
브라질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업체 ‘스페이스세일’과 협정을 체결한 것이 눈에 띈다. 브라질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장악한 스타링크에 중국 업체가 도전장을 내민 셈이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정권과 가까웠으며 현 브라질 정부와는 갈등을 빚고 있다. 머스크가 소유한 엑스(옛 트위터)는 지난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계정을 차단해달라는 브라질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9월 엑스가 브라질의 정보보호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출하라고 판결했다.
머스크는 스타 링크를 무료 개방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특정국가의 통신망에 의존하지 않는 스타링크 가입자들은 계속 엑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타링크의 브라질 사업도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브라질 군 당국조차 스타링크에 의존하고 있다.
유선통신이 어려운 아마존에서는 국경감시와 불법 벌채 등에 대응하는 작전을 위해서는 저궤도 위성 통신이 필수적인데 브라질 당국은 스타링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브라질은 중국 국가데이터관리국과 협력해 스페이스세일이 브라질 데이터 규정을 준수하고 민간 및 군사용 위성 서비스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중국은 브라질산 수수, 참깨, 생포도를 수입하기로 했다. 브라질은 돼지고기와 쇠고기 내장 등도 수출하려 했지만 검역 문제로 최소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중국은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며 과잉생산 논란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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