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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예산으로 경고장?…민주, 검찰 이어 경찰까지 '특활비'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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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 20일 예산 심사…특활비·경찰국 전액 삭감
법사위도 검찰·감사원 특활비·특경비 삭감하기도
"예산 통제권 과시 측면"


더팩트

야권이 경찰의 특수활동비까지 전액 삭감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에 대한 과잉 진압 등 경찰의 최근 논란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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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야권이 경찰의 특수활동비까지 전액 삭감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에 대한 과잉 진압 등 경찰의 최근 논란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국회의 예산 심사 권한을 통해 수사기관을 다루려는 의도가 엿보여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2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등의 2025년도 예산안을 심사·의결했다.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단독으로 경찰의 특수활동비 31억6000만 원을 전액 삭감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행안부 경찰국 예산 1억700만 원을 비롯해 방송조명차·안전펜스 관련 예산도 26억4000만 원 삭감했다.

경찰의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나 정보활동에 쓰인다. 민주당은 최근 경찰에서 발생한 각종 논란을 특활비 삭감의 이유로 들었다. 지난 9일 서울 도심 집회 현장에 있던 한창민 의원은 경찰의 진압을 만류하다 부상을 당해 갈비뼈가 골절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의원의 부상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은 경찰에 대해 매우 우호적 태도로 정책 지원을 해왔다. 그런데 지금 경찰 행태를 보면 권력을 호위하느라 해선 안 될 일을 너무 많이 벌였다. 이번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이런 점을 명확하게 반영해야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취재하던 기자를 입건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경찰 출신인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지금 경찰의 수사 편향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편향성을 차단하기 위해 특활비를 차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경찰국에 대해선 "탄생할 때부터 많은 비판과 우려 속에서 출범했고, 지금도 국민 생명과 안전을 수행하는 직접적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예산은 소액이지만 상징적으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전액 삭감했다"라고 짚었다.

반면 행안위는 이재명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2조 원으로 늘렸다.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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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거대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이 예산 심사 권한을 통해 수사 기관을 길들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경찰에 대해 매우 우호적 태도로 정책 지원을 해왔다. 그런데 지금 경찰 행태를 보면 권력을 호위하느라 해선 안 될 일을 너무 많이 벌였다. 이번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이런 점을 명확하게 반영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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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거대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이 예산 심사 권한을 통해 수사 기관을 길들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위 예산안과 관련해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특활비를 삭감하는 것은 경찰을 옥죄겠다는 것이다. 감정적인 분풀이식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법제사법위원회도 민주당 주도로 법무부의 예산안 중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과 특정업무경비(특경비) 506억9100만 원을 전액 감액하기도 했다. 감사원의 특활비 15억1900만 원, 특경비 45억1900만 원도 삭감했다. 용처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 쌈짓돈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입법 권력을 쥐고 있어서 예산에 대한 모든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걸 (민주당이)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3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수사기관에게 '하는 만큼 주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검찰과 경찰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고, 정부에 대해선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라면서도 "예결위로 가면 정부가 제출한 안을 다시 논의한다. 상임위에서 삭감했더라도 예결위에서 증액될 가능성이 있어 장난처럼 비칠 수 있다"라고 했다.

다만 사적 감정을 통해 예산안을 배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수사기관의 수사 관련 비용을 줄였다 이후 큰 사건이 발생하거나 수사 역량이 떨어진다면 민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롭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평론가는 "특활비가 기본적으로 수사를 위해 쓰는 건데 부실 수사 논란으로 연관되면 민생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도 비판받을 여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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