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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슬롯머신 당첨금 수억원 수표로 수령한 뒤 ‘은닉’… 국세청, 고액 체납자 700명 재산 추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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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분양업체 A 대표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됐다. 제2차 납세의무자란 조세를 징수하기 위해 원래 납세의무자의 재산을 체납처분해도 조세가 부족할 때 원래 납세자를 대신해 납세의무를 지는 자를 말한다.

A 대표는 체납 상태로 강원랜드에서 슬롯머신 게임을 했는데 수억원의 당첨금을 획득하고, 수표로 당청금을 수령했다. 체납액을 납부할 여력이 생겼으나, 납부를 회피했다. A 대표는 당청금 중 일부를 시중은행에서 달러로 환전해 은닉을 시도했다.

국세청은 A 대표와 친·인척에 대해 금융조회를 실시하는 한편 은닉장소에 대한 수색을 실시해 체납액을 징수했다.

조선비즈

부동산분양업체 A 대표는 강원랜드에서 슬롯머신 당첨금을 수억원 수령했지만, 체납액 납부를 회피했다. /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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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지능적인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세금은 내지 않은 채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국세청이 지목한 재산추적 대상자는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도박당첨금 등을 은닉한 체납자 216명 ▲허위 가등기 등으로 특수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이전한 체납자 81명 ▲수입명차 리스·이용, 고가사치품 구입 등 호화생활 체납자 399명 등 총 696명이다.

납부 능력이 있지만 납세를 회피한 체납자들은 사행성 게임(경마·경륜·슬롯머신 등)에 참여한 뒤, 고액의 당첨금을 수표로 수령해 재산을 숨긴 체납자가 다수 있었다. 사업소득을 빼돌려 특수관계자 명의로 해외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외화송금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와 고액의 수표를 발행한 뒤 장기간 교환하지 않고 숨긴 체납자들도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러한 체납자들에 대해선 금융조회를 통해 당첨금 사용처를 추적하는 한편, 보험료 해외송금액의 자금출처 확인, 발행수표의 지급정지 및 지급청구권 압류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허위 가등기·근저당 설정을 이용한 재산 편법이전한 체납자도 81명에 달했다. 이들은 허위 근저당을 설정해, 경·공매 시 특수관계인이 국세보다 우선하여 배당금을 수령하게 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했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등기 명의를 원복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체납처분 면탈행위가 확인될 경우 체납자와 관련자롤 고발할 계획이다.

롤스로이스 등 수입 명차를 회사 명의로 리스해 이용하는 체납자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자녀 유학자금 명목으로 해외에 고액 외화를 송금한 체납자 등도 399명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들의 리스보증금을 압류하거나, 유학자금 등의 자금출처를 확인하기 위한 재산추적조사에 나선 상태다.

국세청은 유튜버와 저작권자, 강사 등 고소득 프리랜서 체납자에 대한 징수 수색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유튜버의 슈퍼챗 등 계속적 수입을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신속히 압류·추심할 것”이라며 “가상자산을 친인척 명의로 이전·은닉한 혐의가 있는 체납자는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을 활용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다.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 미술품과 귀금속, 상속재산을 은긱한 고액 체납자에 대한 기획 분석을 실시하는 등 체납 징수 활동을 강화했다. 올해 10월까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로 총 2조5000억원을 징수하는 성과를 냈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지능화되는 재산은닉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해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징수하겠다”며 “체납자의 숨긴 재산을 찾아 징수하기 위해선 국민의 신고가 큰 도움이 된다.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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