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유튜버 얼굴에 두꺼비 합성해 조롱… 모욕죄 유죄 확정

지난 2월 15일 대구 수성구 욱수골에서 겨울잠을 깬 두꺼비가 산란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사이가 나쁜 다른 사람의 얼굴에 두꺼비를 합성해 영상을 제작·방송했다면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52)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31일 확정했다.

보험 유튜버로 활동하는 이씨는 2020년 9월 유튜브를 통해 피해자인 다른 유튜버 A씨를 ‘두꺼비’라고 지칭하며, 그의 얼굴에 두꺼비를 합성해 모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씨는 앞서 A씨가 방송을 통해 자신을 모욕해 처벌받은 이력 등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 밖에 A씨 외의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등 범행을 반복한 혐의도 받았다.

1심 법원은 모욕죄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모욕적 표현이 없이 단지 두꺼비 사진으로 A씨의 얼굴을 가린 것만으로는 피해자를 모욕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씨의 다른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씨가 A씨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한 것은 비언어적·시각적 수단을 사용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한 것으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유죄로 뒤집었다. 이씨가 자신의 방송에서 A씨를 겨냥해 “두꺼비처럼 생긴 새끼 있어요. 아주 상태 안 좋은 새끼” “두꺼비는 개쓰레기입니다”라고 말하는 등 비방·조롱한 것을 고려하면 범행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1심을 파기하고 이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씨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맞는다며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씨가 A씨의 얼굴을 가려주는 용도로 두꺼비 사진을 합성한 것이 아니라, 모욕의 고의로 경멸적 감정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영상 편집·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사진 등을 이용한 모욕 범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모욕도 피해자가 입는 피해 정도는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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