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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연구원들의 시신이 안치된 울산대병원 장례식장
"외동아들이었어요. 얼마나 효자였는데…"
지난 20일 늦은 저녁 울산의 한 호텔에서 만난 중년 여성은 이렇게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 호텔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주행 실험 중 숨진 연구원 3명의 유족들이 묵는 임시 거처입니다.
호텔 로비에서는 사고 소식을 듣고 타지에서 달려온 유족들이 손을 부여잡고 서로를 위로하거나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이 중년 여성은 이번 사고로 아직 어리게만 느껴지는 조카 장 모(26) 씨를 잃었습니다.
숨진 장 씨는 외아들이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환갑을 맞은 어머니를 위해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이모들과 여행을 보내줬을 정도로 효자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해 대학에서도 자동차과를 전공했습니다.
수원에 있는 현대차 협력업체에 연구원으로 들어가고서는 좋아하던 자동차 관련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고 유족은 전했습니다.
울산에서 예정된 출장 일정은 지난 18일부터 나흘간이었는데, 출장 이튿날 변을 당했습니다.
장 씨의 이모는 "출장 전날까지만 해도 엄마랑 둘이 저녁을 먹었다는데 그게 마지막 식사가 될 줄 몰랐다"며 "출장 다녀오면 엄마한테 세탁기랑 건조기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는데…"하고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장 씨는 19일 오후 3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주행 실험을 하다가 현대차 소속 연구원 2명과 함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이들 연구원 모두 숨졌습니다.
타지에서 사고를 당한 데다, 사고 다음날 사망 원인 조사를 위한 부검이 실시돼 아직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밀폐된 실험 공간인 체임버에서 차량 주행 실험을 하던 중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실험실 안전 설비에 문제가 없는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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