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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태풍 힌남노 피해 제방 방치"…울산 배수펌프장 관리 부실 딱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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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8월 소나기성 호우에 침수된 울산 도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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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배수펌프장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수펌프장 관리자가 시설 운영 상황을 아예 모르거나, 일부 배스펌프장에는 원격제어 시스템 등도 갖추지 않았다고 한다. 배수펌프장은 빗물을 하천 등으로 빼내는 시설이다. 울산시는 "2021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울산시와 5개 구·군 재해 취약시설과 안전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배수펌프장 관리 소홀을 포함한 34건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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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가 오면 도로가 물에 잠기는 일이 빈번한 울산에서 지자체들의 '배수펌프장' 관리 부실 등 안전 문제가 여러건 적발됐다. 자료 울산시 감사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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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펌프 시설 잘 모른다"

감사결과 온산공단 등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울산 울주군은 배수펌프장 5곳을 해마다 같은 업체에 용역을 맡겨 운영·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 배수펌프장 직원이 해당 배수펌프장 가동을 위한 수위 계측, 펌프·수문 관리 등 시설 운영 상황을 모르거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습 침수지역인 태화시장과 새치지구가 있는 중구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지역은 8개 배수펌프장을 용역 업체에 위탁 운영하는데, 5년 이상 배수펌프장에 근무한 직원이 펌프 위치나 가동 여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시설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울산시 감사관실 측은 "배수펌프장에 직원이 있지만, 펌프가 제때 작동하고 있는지, 언제 작동했는지 같은 자료를 (감사 과정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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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가 오면 도로가 물에 잠기는 일이 빈번한 울산에서 지자체들의 '배수펌프장' 관리 부실 등 안전 문제가 여러건 적발됐다. 자료 울산시 감사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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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시스템 없는 배수펌프장 여러 곳

일부 배수펌프장에는 원격제어시스템이 아예 없어 큰비가 내릴 때 각 지자체 재난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펌프를 제어할 수 없는 문제가 확인됐다. 실제 울주군 배수펌프장 2곳은 원격으로 제어되지 않으며, 북구 배수펌프장 5곳중 3곳도 원격제어시스템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관실 측은 "특히 울주군과 북구 일부 배수펌프장은 현장에서도 펌프 가동 상태나 수위를 확인할 별도 (확인) 시스템이 없다"고 전했다.



물 줄줄 지하차도, 다리 균열까지



이번 감사에서는 배수펌프장뿐만 아니라 도심 내 각종 시설물 안전 문제도 적발됐다. 울주군은 2021년 4월 한 근린공원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마친 뒤 지하차도에서 누수가 발생했지만, 1년이 지나서야 하자 보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해당 시설 시공 업체가 "기업회생절차 중"이라는 해명을 하면서, 결국 울주군은 감사가 진행된 6월까지 누수를 해결하지 못했다.

또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피해를 본 한 하천과 제방이 2년 넘게 복구되지 않고 방치된 사실도 드러났다. 중구 지역 한 다리는 아랫부분에 균열이 발생했지만 제대로 보강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시정 명령을 받았다. 감사관실 측은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재해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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