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 법카 기소에 "그저 망신주기 아닌지 아리송"

홍준표 대구시장(왼쪽 둘째)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정기포럼에서 '대구시 신산업 전환과 ABB 과학 행정'을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왼쪽 첫째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21일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것을 두고 “상황이 이런데 꼭 이런 것도 기소했어야 옳았나 하는 정치부재 현장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곧 국정쇄신의 일환으로 총리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는데 민주당이 예산국회, 총리 인준을 해줄 수 있을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나는 주말이나 휴일에 관용차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내 개인 카니발을 늘 사용하고 내 아내도 개인 차를 사용한 지 오래이고 시장 정책추진비도 공무상 이외에는 단돈 1원도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간혹 공무인지 사적인 일인지 불명할 때가 있고 차량 이용도 그럴 때가 많다”고 했다.

또 “그걸 어떻게 입증 하려고 기소했는지 그저 망신주기 기소가 아닌지 아리송 하다”라며 “꼭 영화 대사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기소된 여러건 내용만으로도 중형이 불가피한데 이 시점에 그런 것까지 기소해서 오해살 필요가 있었는지 정치는 간 데 없고 양자 모두 수사와 재판으로만 얼룩진 2년 반 이었다”라며 “대화와 소통, 협치는 간 데 없고 끝없는 상살(相殺)만이 대한민국 정치 현주소가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홍 시장은 마지막으로 “트럼프 2기에 닥칠 대한민국 위기 대책이 다급한데 이럴 시간이 있나”라며 글을 맺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는 지난 19일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날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A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를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법인카드 등 경기도 예산으로 샌드위치, 과일 및 식사 대금으로 지출하는 등 총 1억65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 발표 직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검찰에 부여된 기소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한 수단인가”라며 “검찰의 비열한 정치 탄압을 규탄한다”고 브리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다음 날인 20일 여의도에서 열린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 투자자와의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증거는 없지만 기소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며 검찰 기소를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번에 기소된 업무상 배임 혐의 재판 외에도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성남 FC 의혹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등 4개 재판을 받고 있다. 엿새 전(15일)에는 이 중 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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